인도 화단에 설치된 4대의 공중전화는 각각 2대씩 2곳에 설치됐는데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군인을 비롯해 타지역에서 온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며 불만을 털어놨다.
오기문(56·가명)씨는 “친척집에 일이 있어서 부산에서 올라왔는데 휴대전화가 갑자기 고장 나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공중전화를 찾았는데 없었다”며 “비도 오고 연락이 안 돼 휴대전화를 빌려 쓴 뒤에야 외부에 공중전화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오씨는 “광역시 고속버스 터미널 안에 공중전화가 없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휴가를 나온 한 사병은 “요즘 정국이 불안해 급하게 부대로 복귀하던 중에 전화를 하려고 공중전화 부스로 가던 중에 비를 맞아 군복이 다 젖었다”며 “휴대전화 보급이 확대됐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통신 시스템은 갖춰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전시가 2010년 충청방문의 해를 맞아 대대적으로 관광 및 인구 유입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지만 정작 대전의 관문에는 타지역 사람들의 불만만 쌓여가고 있다. 대전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내부에는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기본적인 통신 설비조차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대전 동구 용전동 일대에 대전복합터미널을 건설하면서 인근에 조성한 임시터미널 내부에서는 공중전화부스가 단 한 곳도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 임시터미널을 2년간 이용해야 하는데도 대중을 위한 통신 편의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다.
전 국민에 휴대전화가 보급된 상황에서 공중전화 사용이 크게 줄었지만 아예 공중전화부스를 설치하지 않은 데에 대전을 찾은 타지역 이용객들에게는 '대전=불편한 도시'라는 인상만 주고 있는 것이다.
공익차원에서라도 기본적인 통신시설을 갖춰놓아야 하는 군집시설에 공중전화가 없어 대전시의 정보통신에 대한 시각이 무선통신으로만 편향돼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시민 이진명(36ㆍ대전 동구)씨는 “얼마 전 휴대전화 건전지가 방전돼 급하게 공중전화를 찾았지만 터미널 안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찾지 못해 골탕만 먹었다”고 전해왔다.
동구청 관계자는 “고속·시외버스 임시터미널 관리 등을 직접 맡고 있는 관청으로 대중의 편의를 위해 KT를 비롯, 시외버스터미널 측과 터미널 내 공중전화 설치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79ykt@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