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불법모집 다시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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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불법모집 다시 '활개'

  • 승인 2010-03-30 18:23
  • 신문게재 2010-03-31 8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1=회사원 박 모(36·서구 관저동)씨는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생필품 구입을 위해 인근에 있는 대형마트에 갔다가 신용카드 모집인을 만났다. 40대로 보이는 여자 2명이 식당으로 향하는 손님들을 상대로 회원모집을 하고 있었으며, 목에는 신분증까지 걸고 있었다. 박씨에게 다가온 한 카드모집인은 “A 신용카드를 발급하면 현금 3만원을 주겠다”며 카드발급을 유혹했다. 카드발급을 거부했는데도 카드모집인이 끝까지 권유해 박씨는 불쾌함을 느끼며 그 자리를 떴다.

#2=중소기업을 다니는 이 모(40·대덕구 오정동)씨는 최근 회사에 찾아온 카드모집인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이 카드모집인은 “B 카드를 발급하면 사은품으로 MP3를 주겠다”며 발급을 권유했다. 지금까지 카드모집인이 방문할 때 마다 “카드가 너무 많다”, “그 카드 쓰고 있다”며 거절했던 이씨는 평소에 갖고 싶었던 MP3를 준다는 말에 현혹돼 신용카드를 신청하고 말았다. 며칠 후 신청한 카드가 발급돼 회사로 날아왔고 이씨의 총 카드 개수는 5개가 됐다.

최근 대전지역에 신용카드 불법 회원모집행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카드를 발급하면 현금을 주는가 하면, 고가의 경품까지 내걸고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제재 강화로 한동안 잠잠했으나 최근에는 법망을 피하고자 길거리 모집에서 대형마트나 공원, 공연장 등으로 이동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식 모집인의 경우 1개의 금융기관 카드만 취급해야 하지만, 이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 3개 이상의 카드를 소비자가에게 보여주며 가입을 권유하기까지 했다.

현행법상 카드 연회비의 10분1이 넘는 경품 제공을 금지하고 있어 3만원 현금 지급이나 MP3 제공 등은 모두 불법에 해당한다.

불법모집 행위 적발 시 해당 카드사에 제재가 가해지는 것은 물론 해당 직원은 모집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카드 불법모집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최근 경기회복 기대로 신규회원 유치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카드 모집인끼리 타사의 불법모집사례를 신고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여신전문서비스실 관계자는 “한동안 잠잠했던 카드 불법모집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동점검반을 신고 현장에 급파해 불법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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