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계급 체계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각 지방경찰청에 '경장, 경사 통합방안' 지침을 하달하고 일선 경찰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31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토대로 다음달 1일 본청에서 각 지방청 인사계장 및 실무진 회의를 갖는다. 이어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의 논의를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장이 사라지면 경찰 계급체계는 경찰청장인 치안총감을 제외하고 현행 10단계에서 9단계로 줄어든다. 순경-경사-경위-경감-경정-총경-경무관-치안감-치안정감으로 조정되는 것이다.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하위직 경찰관의 처우를 개선하고 9단계로 돼 있는 현 계급체계를 일반 행정직, 교정직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경찰은 밝히고 있다.
일반직보다 1단계 더 많은 계급으로 상대적으로 승진, 보수, 연금 등에서 받는 불이익을 해소하고, 실무 책임자인 경위 이하를 3계급으로 줄임으로써 하위직 경찰관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찰청이 국가 공무원 승진연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9급→6급으로 승진하는 데 17.8년 걸리지만, 경찰은 같은 직급인 순경→경감으로 올라가는 데 무려 10년 이상 더 많은 28.2년이나 소요된다.
경장-경사 통합추진에 대해 일선 하위직 경찰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하위직 경찰관은 “하위직 계급을 통합한다고 해서 승진 소요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차라리 중간 계급인 경감-경정을 통합하는 것이 옳다”며 “현행 경사와 경장이 받는 월급 체계를 조정하는 문제도 있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반면, 다른 직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연금, 보수 등에서 하위직 경찰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른 공무원에 비해 직급이 낮게 책정돼 있는 계급 체계의 개선을 통해 사기가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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