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형 온양동신유치원 교사 |
요즘 아이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도 많지만 반면 무기력감을 느끼는 아이들도 증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저 못해요”, “안 하고 싶어요”, “생각 안 나요” 등. 부모들의 과잉보호와 너무 어릴 때부터 기관을 다니거나 여러 가지 학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유아들이 생각하기에 조금 부족해도, 잘 못해도 자신이 해 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며칠 전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애플사의 CEO인 스티브 잡스에 대한 특강을 듣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 이면에 자리한 수많은 실패담을 들으면서 굴복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는 정신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패가 없었다면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인 '토이스토리'도 탄생할 수 없었고, 아이팟,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도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실패에도 낙담하지 않는 마음, 다시 시도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릴 때부터 마음껏 시도 해 본 경험이 큰 밑천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우리 반은 매일 반가를 부르며 자신감을 키운다.
두 번째는 '친구와 다른 생각을 하자'고 격려하며 창의력을 기르는 것이다. 친구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날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요', '따뜻해요'와 같이 몇 가지 국한된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우리 반 아이들은 왜 좋은지, 어떤 점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요”, “날씨가 추워서 바깥놀이를 못 갈 것 같아요”, “엄마가 춥다고 코트 입고 가라고 했어요” 등. 친구가 한 말을 기억하여 다른 표현을 하도록 격려한 결과이다. 언어적 표현 뿐 아니라 그림, 신체활동 등 여러 가지 활동에서 친구와 다른 표현을 하도록 격려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들은 자기만의 색을 찾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아이들의 독특한 표현을 읽을 수 있고, 이끌어낼 수 있는 교수 기술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또 특별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는 이제는 자신을 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CLO(Chief Listen Officer), 즉 최고경청자라 불러달라고 했다고 한다. 독선적으로 끌고 나가기보다 직원들과 대화하고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직원을 발탁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최고경청자가 되었기에 애플사는 더욱 더 발전하고, 스티브 잡스는 개인적으로 이 시대의 멘토로 존경을 받는 것 같다.
그리움으로 달려온 교실, 우리 반의 최고경청자로서 마음의 귀를 활짝 열면 여기저기서 다양한 색깔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오늘도 온양동신 봄동산엔 오케스트라의 향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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