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강산과 역사 속으로 떠나는 '문학여행'

  • 문화
  • 문화/출판

아름다운 강산과 역사 속으로 떠나는 '문학여행'

■도서관 사서들의 맛있는 책 읽기

  • 승인 2010-03-30 14:16
  • 신문게재 2010-03-31 12면
  • 오종필 한밭도서관 사서오종필 한밭도서관 사서
자전거 여행을 접하게 된 계기는 칼의 노래였다. 예전에 그 희한한 책 제목이 눈에 띄었는데, 칼에다 어떻게 노래를 붙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던 정도였다. 그 당시 읽지 못해서 연기자 김명민을 일약 스타덤위에 올려놓은 '불멸의 이순신' 이란 드라마를 즐겨보게 된 것 같다.

▲ 자전거 여행·칼의 노래
▲ 자전거 여행·칼의 노래
그 드라마가 차츰 횟수를 더하게 되면서, 그 이전에 장군에 대한 저작들이 전기문 형식을 빌린 영웅전, 승리에 주안점을 둔 것에 비해 주인공과 주변사람들의 내면 심리를 예리하게 접근하는 작가의 독특한 시각과 창작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드라마 배경화면에 김훈이란 원작자 이름을 뽑아서 기억하게 되었다. 이 드라마 방영 당시 경영학, 심리학 관점 등 장군에 관한 저작들이 여러 가지 형식으로 유행처럼 세상에 쏟아져 나왔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남한산성을 읽게 되었다. 그 내용 역시 주인공들의 심리적 변화를 예리하게 추리해가는 작가의 혜안과 사물을 남다른 눈으로 펼쳐가는 독특한 문체를 다시 한번 접할 수 있었다.

그 책을 읽고 습관처럼 이 작가가 쓴 다른 책을 찾아보게 되었고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밥벌이의 지겨움이란 제목을 단 수필집이 40대 가장에게 다가왔다. 소제목 하나를 책제목으로 단 수필집을 보면서, 세상 사람들이 내 놓기 좋아하지 않는 돈에 대한 현실적 사고와 철학이 두껍게 때론 일상적인 가벼움으로 손톱에 낀 때처럼 묻어 나왔다. 나와 같다는 생각, 내 생각을 들킨 것 같은 생각과 경제관념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에 든 것이다.

바로 그 다음에 손에 잡은 책이 이 기행문(자전거여행)이다. 다들 수채화 같다고 하지만, 땀 내음과 거친 숨소리, 두껍게 덧칠한 유채화 같은 느낌과 대자연에 대한 연민이 더욱 느껴진다. 작가의 말대로 풍륜(風輪)=두 바퀴를 밟으면서, 두 발로 밟아서 그린 위대한 대동여지도의 벅찬 가슴을 배경화면으로 문학여행을 떠난다.

이 세상과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세계관이 둘 있는데, 하나는 아름다움을 보는 관광이고 또 하나는 우리가 흔히 과학이라고 말하는 물리, 생물, 지구과학, 화학이라고 한다. 이 책 속엔 오르막, 내리막, 고개에서, 그리고 우리들이 딛고 사는 이 땅과 흘러가는 냇물, 강물, 이 세계관 모두가 들어있다. 이 칼럼을 쓸 겸 칼의 노래를 결국 읽었다. 소설 이순신이라고 부제에 나온 책이다. 이동 경로와 전투상황은 지명과 지형도를 '구글 어스' 프로그램으로 밀고 당기고 찾아가면서 분석하며 읽기도 했다. 장군의 승리전략과 지리와 상당히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군량조차도 조정에서 받을 수 없었던 상황에서 싸울 사람과 그들을 먹일 식량과 싸움배와 무기를 조달하고 유지하고 지켜내려면 그만한 땅과 지형이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맹자 왈 “하늘의 때는 땅의 이득만 못하고, 땅의 이득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아무리 기상과 방위, 시일의 길흉 같은 것을 견주어 보아도 지키는 쪽의 견고함을 능가하지 못한다. 그러나 아무리 요새가 지리적 여건이 충족된 땅의 이득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지키는 이들의 정신적 교감, 즉 정신적 단결이 없으면 지키지 못한다. 즉, 민심(民心)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풍월을 주워들었기 때문이다. 1인칭 시점인 이 글을 읽어가면서 천시와 지리가 양 쪽 모두 같다면 어떻게 생각 했을까? 하고 장군의 시름과 전략을 동일시 해보기도 했다.

두 책 모두 땅과 지역, 지리, 즉 국토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현의 노래를 읽을 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천안시 쌍용3동 주민자치회, '용암지하도 재즈에 물들다'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