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한 행정=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학생들은 청운의 꿈을 안고 스포츠 강국을 찾았다. 하지만 준비 단계부터 현지 도착 이후 지금까지 충남도와 충남교육청, 체육회 등 관계기관의 안이한 태도로 고생만 하고 있다. 우선 숙소와 학교 등은 연수 전 상파울루주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상황을 확인한 뒤 실행해야 했으나 결과적으로 손발이 맞지 않았다.
교류협정 체결 후 1년여의 시간이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현지 언어 교육을 하지 않아, 현지에서 그것도 한 달이 넘어서야 시작한 점도 안일한 행정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도착 당일부터 도난 사건이 발생했고, 변상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후속 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수의 가장 큰 목적인 운동도 고작 하루 1시간30분~2시간 정도만 이뤄지고 있어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지만 충남도는 브라질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가 커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계속 피력하고 있다. 일각에선 권한대행 체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금이라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안한 부모들=학부모들은 행정기관에서 자녀들에게 좋은 기회를 줬다는 기대감과 신뢰감이 컸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문제투성이라며 불안감과 불신감만 커진다고 호소한다. 학부모 A씨는 “한 마디로 많이 불안하고, 예민한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가자마자 문이 부서진 채 돈과 휴대폰을 도난당해 얼마나 놀라고 불안했겠느냐”고 불안감을 전했다.
그는 또 “2군 클럽팀에서 연수를 받는다고 했는데 계획대로 안전한 환경에서 체계적인 연수를 받는지 도와 교육청에선 제때 얘기해주지 않는다”고 불신감도 드러냈다.
학부모 B씨는 “아이가 말이 전혀 통하지 않고, 학교가 너무 멀어 힘들고, 운동은 하루에 한 두 시간 밖에 하지 않아 적응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 원망했다.
학부모 C씨는 “행정기관이 무료 연수를 해준다고 해 큰 믿음과 기대감을 가졌는데 오히려 아이들도, 부모들도 모두 힘들어지기만 했다”며 “낯선 나라에 갔으니 고생은 각오해야겠지만 준비가 너무 허술하고, 문제를 신속히 개선하지 않은 채 상파울루주 정부 탓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차라리 아이들을 데려와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또 “생활지도사도 배치하지 않고, 학부모들에게 그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어떻게 이런 엉터리 행정을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 D씨는 “상식적으로 인사말 정도라도 연수 전 교육해야 하는데, 뒷북을 치는 것을 보니 답답하기만 하다”며 “공무원들에게 이제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자기 자식을 보냈는데 상황이 이렇다면 어떤 심정일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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