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도착 직후부터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등 불안한 치안 속에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지만, 도는 해당 국가 탓만 하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8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초등학교를 졸업한 축구 5명, 배구 5명 등 학생 10명을 선발, 브라질 상파울루주에 1년간 연수를 보냈으나 당초 계획과 다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장기 연수는 도내에선 처음 시도된 것으로, 지난해 4월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브라질 상파울루주와 체결한 스포츠 분야 청소년 상호 교환연수 협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현지 도착 당일 숙소가 마련되지 않아 급조한 반지하에서 첫날밤을 보내야 했고, 숙소의 문이 뜯긴 채 일부 현금과 휴대폰 등 물품을 도난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불안한 생활을 하던 학생들은 최근 들어 2인1실로 배치를 받았으나, 이 또한 시설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도착 직후부터 '삼바축제'에 '학교 파업'까지 더해져 학업을 못하다가 최근 시작했지만 당초 계획과 다른 학교로 배정돼 원거리 통학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어린 학생들을 전담해 돌보는 보호자가 사실상 없어 한 달이 넘도록 불안한 생활이 계속됐고, 최근 상파울루주 정부가 한국 교포로 생활지도사를 배치했으나 10명이나 되는 어린 학생들을 24시간 돌보는 것은 역부족이다.
연수의 가장 큰 목적인 운동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초 약속했던 2군 클럽에서의 지도는 이뤄지지 않고, 운동시간도 하루에 고작 1시간 30분~2시간 정도에 그치는 데다, 실질적 능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경기(시합)는 학생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상대팀을 섭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수 전 브라질에서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포르투갈어 교육도 필요했지만, 브라질 입국 한 달이 넘도록 방치되다가 최근 들어서야 현지에서 시작, 학업과 운동에 언어교육까지 병행하는 등 학생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도가 첫 장기스포츠 연수라는 거창한 명목을 내걸었지만,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정작 현지 여건 파악, 기관 간 협의 등 기본적인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일정에 끼워 맞춰 추진하다보니 벌어진 것이다. 또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상파울루주 정부와의 문제 해결에도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어린 학생들은 열악한 여건 속에 한 달이 넘도록 연수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학부모들은 자식들 걱정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일정에 쫓겨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문제점이 불거진 게 사실”이라며 “31일 학부모들과 관련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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