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상처치유 희망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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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상처치유 희망을 품다

[현장Q]10년 맞은 '대전YWCA 여성의 쉼터'

  • 승인 2010-03-28 15:30
  • 신문게재 2010-03-29 6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부끄럽고 용기가 없어 40년 부부생활 동안 폭력을 당한거죠….”

성폭력·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생활하고 있는 대전YWCA 여성의 쉼터. 26일 이곳에서 만난 50대의 한 여성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지었다.

▲ 가정폭력으로부터 고통을 받는 이들이 잠시 피할수 있는 대전의 한 쉼터의 창가에서 여인이 밖을 바라보며 한숨 짓고 있다./김상구 기자
▲ 가정폭력으로부터 고통을 받는 이들이 잠시 피할수 있는 대전의 한 쉼터의 창가에서 여인이 밖을 바라보며 한숨 짓고 있다./김상구 기자
자녀 때문에 희생 아닌 희생을 하고 살아왔지만 남편으로부터 당한 폭력 때문에 죽음의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맨발로 도망쳤던 그녀다. 무능한 남편을 대신해 식당일과 파출부까지 안해본 일 없이 힘들게 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심각한 의처증과 폭력이었다.

자녀들의 권유로 이곳에 오게 됐다는 그녀는 “이곳에 와서 내 자신의 존재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나를 생각하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대전 동구에 위치한 대전 YWCA여성의 쉼터는 각종 폭력으로 상처를 입은 여성들을 보호하고 이들을 돕는 역할을 한지 10년째.

여성의 쉼터에는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여성 3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남편과 부모로부터의 폭력으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온 경우가 상당수이기 때문에 7~8명의 아이들도 함께였다.

이곳의 여성들은 저마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다. 물리적인 폭력과 남편의 언어폭력으로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어 우울증에 시달리는가 하면 부부간이지만 원치 않는 성관계로 수치심에 병을 얻은 이도 있다.

과거에는 남편에 의해 물리적인 폭력을 당해 쉼터를 찾는 여성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일부 남편들은 보이지 않는 은밀한 곳에 폭행을 가하는가 하면 언어적인 폭력으로 쉴새 없이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여성의 쉼터를 찾게 되는 상당수는 오랜 시간 가정 폭력에 시달렸던 사람들이다. 마음의 상처가 상당한 이들에게 여성의 쉼터에서는 집단심리극과 정신과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포와 우울증으로 이곳을 찾았던 피해여성들은 6개월이 지나 안정을 찾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혼을 위한 절차 진행을 돕기도 하지만, 여성들의 치료를 통해 가정 복귀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피해 여성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자녀들이다. 여성보호 기관이기 때문에 피해여성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자녀들은 보호 외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성장기 상처를 입는 자녀들의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한 지원이 요구된다. 여성의 쉼터 이영아 소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폭력으로부터 고통받는 여성들을 보호와 지원 역할을 해왔다”라며 “여성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의 존엄성을 찾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후원계좌 하나은행 657-910003-97804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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