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윤 건양대 대학원장 |
이른바 지도자들이 어떤 경우에도 책임을 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주위에는 자신의 몰락을 기다리는 경쟁자들이 우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도자의 탁월성이란 아무리 어려워도 주위에 한 점의 책임도 떠넘기지 않고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의연함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 기반은 무엇보다 정직성이다. 정직한 행동은 장기적으로 새로운 부활을 가능하게 만드는 무기가 아닌가. 그러나 근시안적인 지도자들은 늘 단기적 이익에만 매달림으로써 결국에는 자신을 죽이는 길을 택한다.
또한 탁월한 지도자는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어도 으스대지 않으며 약자들에게 압력을 가하지 않는다. 탁월한 지도자는 진실로 겸손하다. 인간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에 자만하지 않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겸손한 지도자는 대중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겸손의 리더십만이 장기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온갖 풍상과 고초를 겪으면서 내공을 축적한 지도자들은 자신을 도덕적으로 다스릴 줄 안다. 하지만, 설익은 지도자들은 빈 깡통과 같아 소리가 요란하다. 그들은 자신을 속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약자들을 억압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사람들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는 이유는 왜곡된 가치관과 제도 때문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우리는 이와 같은 모순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암기능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움켜쥘 수 있는 낙후된 채용제도에 기인한다. 다양한 능력과 도덕성, 현장경험을 기반으로 대중으로부터 검증받은 인재가 지도자가 되는 사회가 아니다. 주로 기존 권력과 학벌이 지도자를 만들어낸다. 때문에 우리 사회의 많은 지도자들에게서 노련미나 성숙미를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요즘에는 넘치는 자신감을 갖춘 지도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 뒤가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백이 떨어지는 지도자는 주위에 에너지를 불어넣지 못하기 때문에 나쁜 리더다. 지도자의 자신감은 대중들에게 목표 달성에 대한 용기를 북돋아주고, 성공에 이를 때까지 인내할 힘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야흐로 선거판이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에 당선된 사람들은 사회와 공동체가 굴러가는데 있어서 길잡이 노릇을 해야 한다. 그런데 길잡이로서 갖춰야 할 자질과 역량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들이 많다고 도하 언론들의 걱정이 크다. 그러나 대중들은 현명하다. 반드시 올바른 길잡이들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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