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1의 경쟁률을 넘기기는 예사고, 석사급 고학력자도 순경 문턱을 노크하고 있다. 순경 입문이 주머니 속의 물건을 꺼내 가진다는 낭중취물(囊中取物)처럼 쉽다는 우스갯소리는 이젠 옛말이 됐다.
24일 대전 및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차 순경 공채 시험의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전청의 경우 12명을 뽑는 남자 순경 부문에 708명이 몰려 59대 1, 여경은 2명 모집에 254명이 지원, 무려 1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충남청은 남자 12명 모집에 271명이 응시해 22.5대 1, 여경은 3명 모집에 66명이 몰려 경쟁률이 22대 1에 달했다.
순경 공채 인기는 비단 올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차 대전청 여경 1명 모집에 232명이 달려들어 232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2차 때도 여경 경쟁률이 163.5대 1에 달했으며, 남자도 85대 1을 기록했다.
충남도 지난해 1차 여경 113.8대 1, 2차 1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단순히 경쟁률만 높은 것이 아니라 순경에 지원하는 인력도 업그레이드 됐다. 올해 대전청 남자 순경 공채 지원자 가운데 대학원을 졸업한 석사급 고학력자가 3명 있었고, 충남청도 1명 포함돼 있다.
순경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이유는 입문 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년이 보장되는데다가 연금, 각종 복지혜택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 집행 파수꾼으로서의 자부심도 젊은 층의 선망의 이유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각 대학은 경쟁적으로 경찰행정학과 등을 개설하고 있고 공무원 지망생을 빗댄 '공시족'을 흉내 낸 '경시족'이라는 신조어도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23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찰에 입문한 용전지구대 정선영(27·여) 순경은 “같은 공무원이라고 해도 다른 직종과 달리 약자를 돕고 민생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은 직업적 보람을 많이 느낄 수 있고 향후 조직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경쟁률이 높은 만큼 도전하고 싶은 욕구도 컸다”고 순경에 입문한 배경을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