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수 건양대 총장 |
여기서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는 학생들 먹거리 문제를 정치적 흥정거리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적 구호로 내세울 것이 따로 있지 어린 동심과 학부모의 자식사랑 마음을 자신의 득표에 이용하려는 것은 국가나 교육의 백년대계보다는 표심(票心) 앞에서 사리를 앞세우려는 단견에서 나오는 것이라 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선별적 무상급식이 해당 아동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는 이유로 전면 무상급식을 하자는 논리는 과거 고교평준화 논리나 최근 특목고 폐지 논리나 다름없는 지나친 평등주의적 발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전면 무상급식으로 인한 추가예산 소요는 약 2조원이며, 그 조달은 현 정부에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4대강사업 등을 중단하고 그 예산을 전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마치 우리 국방예산에서 수십억 수백억씩 하는 전투기나 전투함 몇 척의 도입이나 건조를 미루고 우선 그 예산을 전용하자는 논리와도 다를 바 없다.
이같이 교육문제가 정치적으로 논란화돼 많은 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학교급식 직영화문제도 있다. 3년 전 몇몇 학교급식회사들의 안전사고를 빌미로 여야 합의하에 학교급식을 직영으로 하는 법안이 통과된 바 있다. 법의 취지는 학생들의 건강을 지킨다는데 있었지만 그에 따른 문제들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번 학기부터는 학교장이 학생들의 급식문제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교육문제를 가장 신경써야할 학교장이 식자재구입, 조리시설점검 등 급식 전반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전문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교육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현재 무상급식 대상 학생이 13%인데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는 것이다. 물론 어린 학생들이 한 반에서 몇 안 되는 무상급식 대상이 된다는 데 대해 자신의 어려운 집안 형편을 부끄러워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담임선생의 지도 등 학교 교육의 문제로 해결해야지 그렇다고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지극히 비교육적이랄 수밖에 없다. 오히려 학생들도 자기 집의 어려운 사정을 정확히 알고, 어려운 형편을 잘 극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우선 내년에 무상급식을 30%로 늘리고 점차 확대해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잘 지켜보면서 확대시켜 나가도록 감독하는 것은 학부모의 몫이자 국민의 몫이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정치판에서의 무상급식 논란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논란이 심화될수록 어린 학생들의 어른에 대한 불신, 국가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울 뿐이다.
정치인들은 지방선거의 쟁점을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것으로 세워주길 바란다. 마치 무슨 결정적인 호기를 잡았다는 듯이 전면 무상급식문제를 무슨 획기적인 공약처럼 내세워서는 안 된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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