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이 수행을 하고 기도를 하는 곳인 만큼 적절한 비유임에는 틀림없지만 세상 곳곳에 해학과 익살을 감춰놓고 은근히 즐겼던 우리 조상들이 이런 '거룩한' 사찰이라고 가만 놔뒀을 리 없다.
또 부처님이 앉아계신 대좌 밑에 비굴한 용이 잠자리에게 쫓겨 다니고, 사천왕의 다리 밑에 깔린 생령좌가 반성하기보다는 억울하다고 항변하는 모습도 우습다.
이 책은 파격적인 모습도 적잖이 다루는데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불상의 모습이나 어느 사찰 벽화에 있는 술고래 이태백이 물고기를 타고 나타나는 그림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이렇듯 사찰의 전각, 조각 그리고 그림 등 사찰의 구석구석, 곳곳에 남겨져 있는 불교미술을 통해 인도, 중국, 일본의 사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나라 사찰만의 특징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는 모두 260장의 도판이 사용됐는데 모두 저자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렌즈에 담은 것들이다. 사찰과 불교미술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불광출판사/권중서 글·사진/320쪽/1만8000원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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