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들었다 놓는 '9명의 法神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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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들었다 놓는 '9명의 法神들'

■더 나인

  • 승인 2010-03-23 14:10
  • 신문게재 2010-03-24 12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미국 대법원사에 길이 남을 지혜의 아홉 기둥을 잇는 역작, 더 나인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지혜의 아홉 기둥은 30년 전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동료 기자들과 함께 미국 연방대법원의 내부를 밀착 취재한 미국 대법원사의 권위있는 고전으로 불린다.

더 나인은 '뉴요커' 기자 제프리 투빈이 지혜의 아홉 기둥 이후 30년 동안 연방대법원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미국 법에서 아홉이란 신의 숫자다. 아홉 명의 대법관들이 내리는 판결의 위력은 가히 나라를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다. 이들의 판결은 나라 전체에 미칠 영향을 항상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연방대법원이 5대 4로 플로리다 주의 수검표 작업을 중단시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유례없는 진흙탕 싸움이었던 대통령선거는 부시의 승리로 확정되기도 했다.

수검표만 하면 고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지만 연방 대법원의 판결은 그러했고, 이튿날 고어는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판결에 동의할 수 없지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서 보듯 연방대법원의 권위는 미국사회와 미국인들에게 더 없이 막강하다.

하지만 그런 연방대법원의 내부는 일반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엄격한 인준과정을 거쳐 종신 임기로 선임된 아홉 명의 대법관들은 마치 지상의 인간과는 차원이 다른 높은 곳에서 일하는 '신적인' 존재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연방대법원에 대한 취재의 산물로 지혜의 아홉 기둥이 워터게이트 판결과 낙태금지, 사형제도에 대한 위헌 판결 등을 내린 워렌-버거 법원(1969~1976)을 다뤘다면 더 나인은 그 이후에 해당하는 버거~렌퀴스트 법원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대법관들과의 독점인터뷰를 통해 대법관의 성격, 사법철학, 개인적 유대관계 등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면서 아홉 명의 대법관 사이에 일어나는 복잡한 상황들을 일화로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타임', '뉴스위크', '포춘' 등 주요 언론과 지혜의 아홉 기둥 저자 밥 우드워드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라이프맵/제프리 투빈 지음, 강건우 옮김/640쪽/3만8000원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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