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인 강나루(78) 화백이 최근 두 번째 전시 준비를 마쳤다.
40년 화업에도 제대로 된 개인전을 하지 못했던 강 화백은 제자들이 마련한 이번 전시를 생애 마지막 개인전이라는 생각으로 화폭에 혼신을 담았다.
아흔을 앞둔 강 화백이 힘든 환경에도 노익장이 과시한 데는 제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불편한 몸에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캔버스에 도전하는 집념에 감동한 그의 제자들이 뜻을 모아 노스승의 개인전을 주선했기 때문이다.
화가가 꿈이 였지만 만학도로 붓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지난해 혈압으로 시력을 잃은 그는 한쪽 눈에 의지하며 악전고투해 왔다. 그나마 남은 한쪽 눈도 노안으로 불편하기 그지없지만 캔버스를 향한 그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그는 “구차스럽게도 작업 공간이 없어 방에서 거실로, 마당으로, 장독대로 옮겨 가며 작업을 했다”며 “반드시 좋은 조건에서만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닌 만큼 제자들의 뜻이 있기에 이번 전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 화백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풀어낸 풍경화가 선보인다. ‘자연’과 ‘여행길’이 주로 담긴 작품엔 그만의 강렬함이 뿜어져 나온다. 나이프를 사용한 크고 거친 터치는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하며, 밝고 화사한 색감은 자연이 전해주는 아름다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는 “내게 여행은 항상 무언가를 얻어 오는 길과 같다”며 “자연에서 보고 느낀 것들이 영감이 돼 나의 화폭에 담긴다”고 전했다.
한편, 강나루 화백은 대전시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한국미협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전시 문학상 및 대전시 문화상, 국제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25일부터 롯데갤러리 대전점에서 31일까지 이어진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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