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심대평 신당의 성공조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광기]심대평 신당의 성공조건

[금요논단]박광기 대전대 교수·정치학

  • 승인 2010-03-18 14:05
  • 신문게재 2010-03-19 20면
  • 박광기 대전대 교수·정치학박광기 대전대 교수·정치학
심대평 신당인 국민중심연합이 오늘 대전시당과 충남도당을 창당한다. 이미 국민중심당과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경험이 있는 심대평 의원의 새로운 정치적 도전이 바로 국민중심연합의 창당이다. 심대평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조적 실용주의와 분권형 정당을 창당이념으로 국민중심당을 창당했으나, 전국정당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고 전국정당화를 위해 자유선진당을 만들었고, 자유선진당 역시 충청권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 박광기 대전대 교수·정치학
▲ 박광기 대전대 교수·정치학
새롭게 창당하는 심대평 의원의 국민중심연합을 두고 일부에서는 충청권의 분열이라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심대평 의원은 분열이 아니라 새로운 통합을 목표로 국민중심연합을 창당한다고 한다. 과연 심대평 의원의 국민중심연합이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충청의 결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충청의 정치지형과 정치환경이 영남이나 호남과는 전혀 다르다는 전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충청은 영·호남처럼 굳건한 지지기반을 가진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지역주의나 지역주의 정당을 문제 삼지는 않는다. 국민중심당이 창당할 당시 지역정당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논란이 되었다면, 지금의 정치환경은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의 존재이유가 분명히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세종시 문제를 비롯한 지역의 정치현안이 산재한 충청에서는 그렇다. 지역을 분명하게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존재하지 않거나 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는 정당으로 인해 지난 수년간 충청이 받은 상처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은 국민의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정당이 정권의 획득과 유지라는 고전적이고 교과서적인 정당의 목표는 그 동안 충청이 받은 상처로 인해 이제 적어도 우리 현실에는 그냥 말 그대로 고전적인 개념에 불과하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정권 획득에 앞서서 우리의 목소리와 희망과 바람을 대변해주고 그것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정당이 먼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정권의 획득이라는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정당이 국민권익을 보장하고 대변하기 위한 도구로써의 정치결사체'라는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지역의 정당은 지지기반이 취약하고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전국정당이라는 망령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리고 지역을 볼모로 중앙정치에서 독단의 태도만을 보여왔다. 그리고 지역의 기반이라는 것을 이유로 충청민에게 선택이 아닌 강요만을 해 왔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정치란 것은 강요가 아닌 선택에 의해서 타협과 조정을 통해 통합을 이뤄가는 과정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지역의 정치에 필요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심대평 의원이 창당하는 국민중심연합의 등장은 충청의 새로운 선택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중심연합의 등장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진정한 충청의 대변인이 누구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충청을 중심으로 결집을 통해 영남과 호남을 아우르는 통합의 정치를 바로 국민중심연합이 담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심대평 의원의 국민중심당과 자유선진당의 창당경험은 바로 시행착오의 실패를 딛고 새로운 '통합의 정치 패러다임'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현실은 어쩌면 심대평 의원의 국민중심연합에게 냉혹할 수 있다. 기대와 희망보다는 좌절과 실패를 가져올 수도 있다. 새로운 시도와 선구자적인 선도에 대해서 우리는 동의하고 동참하기 보다는 주춤거림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튼튼하고 굳은 뿌리를 내린 정당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정당은 규모나 조직이 반드시 클 필요는 없다. 어떤 지지기반을 중심으로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읽고 목소리를 대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특히 상처받은 충청민의 마음을 안아주고 좌절과 고통으로부터 희망과 기대를 현실로 바꾸어줄 수 있는 정당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하다. 전국정당화보다는 충청의 정치와 충청의 자존심을 회복해 주고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정당, 바로 이것이 심대평 신당의 성공조건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