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무료검진 부모들 '손사래'

　#사례1=4살 자녀를 두고 있는 고 모씨(유성ㆍ31)는 한 차례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은 후 다시는 받지 않았다. 진료차 병원에 들렀다 검진을 하려고 했지만 검진은 별도 예약을 해야하고 검진내용이 형식적인 것 같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진 병원도 무료 검진을 형식적으로 처리하는 것 같아 굳이 그런 대우를 받고 싶지 않다.

　#사례2=자녀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는 직장인 김 모씨 역시 영유아 건강검진은 받지 않았다. 8000원 상당의 비용을 지불하고 어린이집에서 자체적으로 단체 건강검진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생후 4~60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무료로 실시하는 건강검진이 부모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지난 2007년 11월 시행이후 2년여가 흘렀지만 아직까지 홍보부족과 부모들의 중요성 인식이 미흡해 무료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것.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영유아 건강검진 수검률은 전체 대상자의 39%에 그쳤다. 10명중 4명만 받은 꼴이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수검률을 보이고 있으나 대전·충남이 다소 낮은 수검률을 기록하고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의료보험 수급권자 가운데 생후 4개월부터 검진시기별로 6차에 걸쳐 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신체발달 사항과 치아 검사 등 발달 단계별 검사와 부모 교육까지 함께 이뤄진다.

하지만 문제는 건강검진 대상자 가운데 상당수 영유아들이 보육시설에 다니고 있어 보육법에 의해 보육시설에서 1년에 한차례씩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보건법에 의한 것으로 보육법과 보건법이 서로 상충돼 중복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보육시설에서 별도로 수행하는 건강검진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부모의 동행없이 단체로 시행될 수 있어 선호하지만 영유아 건강검진은 양육 부모를 대상으로 신체발달 사항을 묻는 문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단체 검진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맞벌이 부부들은 상당수 보육시설의 건강검진을 더욱 선호하고 있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자 건보공단 지역본부는 보육시설을 대상으로 부모에게 안내장을 발송하도록 유도하는 등 각종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 무료 검진을 하고 있고, 아이들의 발달을 지원하고 있지만 부모들의 인식부족으로 검진을 잘 받지 않고 있다”며 “시기별로 체계적인 검진은 아이의 성장발육 상태와 각종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부모들이 인지하고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