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이 입적하기 전날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지역 서점들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7일 지역 서점가에 따르면 법정스님의 대표작인 ‘무소유’를 비롯한 저서 20여 종은 현재 재고가 없어 팔지 못하는 상태로 책을 구하기 위한 독자들의 문의가 연일 쇄도하고 있다.
법정스님 입적 이후 늘어나기 시작한 저서 판매량은 입적 이후 2~3일 안에 재고가 바닥이 났으며, 이후 추가로 책을 갖다놓은 서점들도 갖다놓기 무섭게 재고가 모두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향토서점인 계룡문고의 경우 지난 주 100여권의 법정스님 저서가 눈 깜짝 할 사이에 다 팔렸고, 이후 재고물량을 받아 내놓았지만 역시 몇 시간 만에 다 팔려 나갔다.
계룡문고의 한 관계자는 “법정 스님의 책을 한권이라도 갖고 싶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책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며 “어제도 간신히 100여 권을 구해 갖다 놨지만 내놓자 마자 다 나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향후 법정스님의 저서 출간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법정스님의 저서가 추가로 출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정스님의 말에 따른 절판이 출판사와의 ‘계약’과 맞물려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17일 공개된 유언장에도 법정스님의 이런 뜻이 분명하게 담겨 있는 것으로 재차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정스님은 이날 공개된 유언장에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달라”고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서점가에서는 앞으로 법정스님의 책이 추가로 출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법정스님과 관련된 책들을 소개하는 등 궁여지책을 내놓고 있다.
계룡문고는 법정스님이 쓴 ‘내가 사랑하는 책’에 소개된 30여 권을 한 곳에 모은 코너를 따로 마련해 법정스님의 책을 구하지 못한 독자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서점가의 한 관계자는 “연일 구입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출판 여부가 불투명해 명확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다른 방법이 생긴다면 몰라도 현재로서는 책이 얼마나 구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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