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이 덤프트럭 등 공사차량과 뒤엉켜 아침부터 등교전쟁을 치른다.
주변에 쌓여 있는 흙더미를 넘나드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인도인지, 차도인지 구분 조차 되지 않는 도로를 따라 위험천만한 등굣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안전을 우려해 승용차로 학교 앞까지 바래다 주고 있지만 이마저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차에서 내려 손을 잡고 정문 앞까지 배웅하고 있는 형편이다.
학부모 A(39)씨는 “등굣길이 공사현장과 전혀 다를바 없고 도로 공사 안내 표지판이나 보행자 유도 표지 등 아무런 안전조치가 없다”라며 “어린 학생들의 안전이 이렇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데 공사기관이나 해당 구청은 아무러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대전도시공사가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학생들의 안전은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 인근 주민이나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사고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며 학교와 학부모들의 잇따른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대전상대초등학교 인근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무시한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16일 오전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는 공사장을 지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선생님들이 교통안내를 하고 있다./이민희 기자 |
대전상대초와 대전예술고, 유성생명과학고 등 인근 학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말부터 시작된 서남부 택지개발사업으로 인해 학교 주변 일대 도로는 한마디로 엉망이다.
인도와 도로의 경계는 모호하고 그나마 도로에도 진행 방향에 대한 표시가 전혀 없어 초행길 운전자는 당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등굣길에는 대형 덤프트럭 등 공사차량과 출근길 일반차량, 학생들이 뒤엉켜 혼란, 그 자체다. 이로 인해 자녀들을 등교시킨 학부모들은 노심초사하며 애를 태우기 일쑤다.
공사를 관할하는 해당 구청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학생들의 안전은 내팽개쳐진지 오래다. 공사에 따른 안전 통제요원이나 도로 안내 표지판 등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차량 접속사고가 잇따라 발생, 학교측에서는 대전도개공과 해당 건설사에 공사차량 통제요원 배치나 공사장 유도표지 등의 설치를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지난 2일 개교한 대전상대초 학생들은 교통안전 교육이 미흡한 어린 학생들이어서 그만큼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 최근 여러차례 공사차량과 학원차량간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학교나 학부모, 인근 주민들이 대전도시공사에 수십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안전시설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상대초 관계자는 “학생들 안전문제 때문에 아침마다 선생님들이 4~5명씩 나와 안전유도를 하고 있지만 워낙 차량 통행량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차량 통행이 많아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학생들의 안전사고 등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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