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초판이 '교실 밖'으로 나가 지배자 중심의 관점을 극복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면, 개정판은 우리 역사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새로운 역사 서술 방식도 보여 주고 있다. 내용을 요악하거나 암기하기 좋은 방식으로 제시하던 기존의 역사 서술과는 다르게 흥미로운 연대기나 설화 등의 사료를 제시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데, 실제로 이 책을 통해 처음 대중에 알려진 신라 말 '효녀 지은'의 이야기는 이후 다른 대중 역사책에도 단골로 언급되는 소재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역사 교과서를 통해 나타나는 편협한 민족주의 시각을 비판하고 넘어선다.
때문에 이 책은 역사의 배경과 과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민족문화의 우수성과 특수성을 감성적으로 강조하는 역사관을 극복하려 한다는 점에서 여타 역사도서와 차별화되고 있다.
때문에 무령왕릉, 불국사, 세종 대의 과학기술 발전을 다루는 글에서는 당시 국제 교류를 비롯해 과학 기술,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특정 문화적 성과가 가능했음을 설명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이 추구하는 것은 '민족'의 관점이 아닌 '교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역사다.
'교류'의 창으로 우리 역사를 보게 되면, 기존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사실들이 보이게 되고 이것은 국사 교과서에는 결여된 국제적 시야를 길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사계절/역사학연구소 지음/326쪽/1만5000원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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