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눈.비에 시설농가 한숨만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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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눈.비에 시설농가 한숨만 깊어져

  • 승인 2010-03-15 17:43
  • 신문게재 2010-03-16 5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눈,비가 너무 많이 와 걱정여유”

본격적인 수확에 나선 딸기 재배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겨우내 공들여 키운 딸기를 수확할 시기지만 흐린 날이 많아 딸기가 병들어 썩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논산 맑은샘농원 최재정 대표는 “비가 그치지 않으면서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곰팡이병 퍼져 딸기가 썩고 있다”며 “평년보다 수확량이 30~40% 감소했고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농가 소득도 크게 떨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올들어 눈과 비가 계속되면서 딸기와 수박 등 시설 재배 농가들이 울상이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충남에는 평년보다 많은 50~100mm 이상의 눈과 비가 내렸다.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면서 일조량은 크게 줄었다.

금산의 경우 이달 들어 일조 시간이 3시간 이하인 날이 9일이나 된다. 해가 전혀 비치지 않은 날도 5일이나 됐다. 이는 부여와 보령 등 충남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슷해 과수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수박은 지금 쯤이면 숫꽃이 피어 수정을 해야 하지만 일조량이 적어 아직 숫꽃이 피지도 않았다. 수확에 차질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여름철 수확 출하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오이도 일조량이 부족해 생장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고 딸기 역시 햇빛이 거의 나지 않아 곰팡이병이 번지면서 썩어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과수의 당도가 떨어지고 크기도 작아져 시장에서 제값을 받기 어렵다. 결국 농가 소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감자 농가들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오는 6월 초 하지감자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이달 중 파종해야 하지만 잦은 눈과 비로 토양이 마르지 않아 파종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

특히 파종이 늦어져 수확 시기가 7월로 늦춰지면 장마와 겹쳐 수확에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감자를 재배하는 이모(40,당진)씨는 “2월 말이면 파종을 했는데 올해는 보름 이상 늦어졌다”며 “속은 타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올들어 눈과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시설 재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워 안타깝다”고 말했다./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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