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답은 플라스티나이제이션(Plastinization) 이라는 기법에 있다. 기원전 2800년 고대 이집트에서는 여러 가지 약물과 향료를 이용해 왕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어 보존했고, 중국에서는 시신을 얼리거나 밀랍, 비소, 수은 속에 담그는 방법을 활용했다.
이후 1867년 독일의 화학자 호프만은 '포르말린'이라는 방부제를 개발, 장기 보존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 듯했지만 인체에 유해하고 냄새가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 관람객들이 동맥과 정맥 혈관이 신체를 지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신표본체를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다./이민희 기자 |
그러나 10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결국 해답을 찾아냈다. 해부학 100년 기술의 결정체로 불리는 플라스티나이제이션 기법은 고분자 화합물을 사용해 조직을 생체와 똑같은 상태로 영구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방법을 통한 표본들은 건조한 상태로 악취도 없고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진공 상태에서 모양을 잡아 열처리함으로써 살아있을 때의 표정과 다양한 몸동작을 재현할 수 있게 됐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뇌 세포도 이 기법으로 표본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인체 표본들은 손·발톱뿐만 아니라 피부까지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생생하게 보존된 피부 조직은 살아있는 피부 조직과 거의 흡사하다.
또한 인체 일부인 기관별 장기 표본은 그동안 교과서, 백과사전에서 그림으로만 보던 장기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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