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외도에 이혼을 하고 두 아이와 함께 뉴욕으로 이사 온 샌디. 스물다섯 살 청년 애럼은 아르바이트를 하다 샌디를 만나게 된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직업 구하기에 바쁜 샌디는 애럼에게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이런 남자, 어떤 여성이 마다할까. 25살이라는 풋풋한 나이에 꽃미남은 기본이고, 남자랍시고 으스대는 꼴불견은 눈곱만큼도 없는데다, 청소 잘하지, 요리 잘하지,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외로울 때는 훌륭한 잠자리 상대가 되어주지. 권위적인 남편에게 상처받고, 이혼하고 새 출발하면서 남몰래 스트레스 받고, 홀로 힘들게 두 아이를 키우는 마흔살 싱글녀 샌디가 이런 연하 ‘훈남’과 사랑에 빠지는 건 당연하다.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은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다시 사랑으로 일어서는 중년 여성의 모습을 그린다. 자신과 실제 나이가 같은 주인공 샌디 역을 맡은 캐서린 제타 존스는 코미디를 많이 해본 것처럼 능숙하게 관객을 웃긴다.
제타 존스는 씩씩하고 똑똑한 듯하지만 어수룩하고 마음도 약한 엄마 역에 의외로 잘 어울린다. 아이답지 않은 독설과 아이다운 엉뚱한 소리를 번갈아 내뱉는 두 아이도 귀엽다. 베이비 시터로 이들 가족과 만난 ‘훈남’ 애럼도 이 귀여운 악동들과 섹시하면서도 솔직하고 매력적인 샌디에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거다.
일에 열심인 연상의 이혼녀와 사랑하는 이를 내조하려 좋은 회사도 포기하는 연하의 총각이 만드는 유쾌한 연애담은 한 여자의 성장극이기도 하다. 애럼을 통해 샌디는 삶의 태도를 능동적으로 바꾸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 극을 풀어가는 방식이 전형적이고, 서둘러 봉합하는 부분에서 허점이 많긴 하지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건강한 로맨틱 코미디다.
하지만 소소한 웃음거리를 주며 가볍게 시작한 영화가 중반 이후 갑자기 심각한 사건과 진지한 성찰로 무게를 잡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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