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뒤 베이커리숍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는 제인. 아들의 대학 입학을 계기로 10년 전 이혼한 남편 제이크와 다시 연결된다. 남자 운이 뒤늦게 트였는지, 제인의 집 중축을 맡은 건축가 애덤도 제인에게 다가온다.
환갑의 나이를 넘긴 여배우가 이토록 매력적일 수 있을까. 메릴 스트립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비서에게 “됐어. 가봐”를 얄미울 정도로 차갑게 내뱉는 패션지 편집장(‘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체구만큼이나 넉넉한 품성과 호들갑스런 말투의 요리사(‘줄리&줄리아’), 발랄하고 심지어 귀엽기까지 한 ‘맘마미아’까지, 그가 아니라면 누가 이만큼 뇌리에 새길 수 있으려나. ‘사랑은 너무 복잡해’도 명불허전의 이 배우에게 기댄 코미디다.
스트립은 다시 찾아온 사랑에 설레면서도 망설이는 ‘50대 이혼녀’를 연기한다. 발랄하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어쩌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유쾌하게 증명한다.
하지만 나이 들어 시작하는 연애는 영화 제목처럼 복잡하기 짝이 없다. 외모도 젊었을 때 같지 않으니 신경 쓰이고, 섣불리 마음을 열었다 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움도 든다. 사랑 앞에 머뭇거리는 여성에 대한 풍성하고 다채로운 심리묘사는 이 영화의 흥미를 끌어올리는 주요 포인트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인 여성 감독 낸시 마이어스는 남녀 심리차이를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웃음을 자아낸다.
‘왕년의 섹시스타’ 알렉 볼드윈은 배불뚝이 나신에 능글능글한 캐릭터를 깜찍하게 연기해 폭소를 선사한다. ‘신부의 아버지’ 시리즈의 스티브 마틴의 벽창호 연기도 좋다.
여성들이 좋아할 영화 같지만 오히려 남성들이 보면 더 재미를 느낄 만하다. ‘여자들도 성적인 농담과 야한 이야기를 할까’, 하고 궁금해 하는 남성이라면 이 영화가 그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줄 거다. 아줌마들의 대화라서 더 거침없고 쫄깃하다. 그렇다. 비록 중년이라도 20대 청춘 못지않은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