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C양은 요즘 낮밤을 가리지 않고 졸리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다. 특별히 피곤할만한 이유가 없는 데도 공부는 물론 만사가 귀찮아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고입을 준비해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우울하기만 하다.
새 학기를 맞아 이유 없이 아프고 우울한 이른바 '신학기 증후군'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초등학교 신입생에서부터 중고등학교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어 신학기 증후군의 주원인에 대한 주의와 처방이 요구되고 있다.
11일 일선학교 보건교사들에 따르면 신학기를 맞아 상당 수의 학생들이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며 보건실을 찾고 있다.
일부 지병이 있거나 음식물 섭취를 잘못한 경우가 있지만 소수고, 신학기에는 대부분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신학기 증후군'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보건교사들의 설명이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심할 경우 등교를 거부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여 보건교사나 학부모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보건교사들은 이런 증상의 원인으로 면역력 약화와 집중력 저하, 스트레스 등을 꼽고 있다.
학생들이 방학동안 집안에서 생활하면서 면역력이 약해진 데다 갑자기 단체생활을 하면서 생활환경이 변하고 신체리듬 마저 변해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학년의 경우 공부에 대한 부담과 단체생활 적응 과정에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로 마치 '아픈 듯'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친절한 상담'과 '휴식'만 처방해도 상당수가 호전된다는 것이 일선 보건교사들의 얘기다.
즉, 신학기 증후군에는 물리적인 이유보다 정신적인, 혹은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얘기다.
대전지역 초등학교의 한 보건교사는 “두통이나 복통의 경우 이유를 모르겠다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물리적인 처방보다는 정신적인 처방이 효과적”이라며 “이럴 경우 무엇보다도 학교생활에 부담을 갖지 않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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