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순]기초의원 소선거구제 논란 종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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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순]기초의원 소선거구제 논란 종결에 대해

[중도춘추]서연순 한국여성유권자 대전연맹회장

  • 승인 2010-03-11 14:11
  • 신문게재 2010-03-12 20면
  • 서연순 한국여성유권자 대전연맹회장서연순 한국여성유권자 대전연맹회장
6·2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둔 시점에서 국회의원들이 기초의원 선거구제를 중선거구제에서 소선거구제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해 찬반 논란이 벌어졌었다. 그러나 대표 발의자인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이 2월 임시국회 본회의 직전 이를 철회해 기초의원 소선거구제 도입은 무산됐다. 따라서 다가오는 6·2 지방선거의 기초의원 선거는 중선거구제로 치르게 됐다.

▲ 서연순 한국여성유권자 대전연맹회장
▲ 서연순 한국여성유권자 대전연맹회장
지난 2월 16일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초의원 소선거구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 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 등 34명의 국회의원들이 현재 하나의 선거구당 2~4명을 뽑도록 돼있는 것을 읍·면·동별로 기초의원 선거구를 획정하고 그 선거구에서 1위 득표자만을 뽑자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즉, 기초의원 선거를 중선거구제에서 소선거구제로 변경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들 간에 찬반 논란이 있었다. 소선거구제를 찬성론자들은 중선거구제 하에서는 선거비용이 과다하고, 선거구가 광역화됨에 따라 소지역 간의 갈등이 발생하고, 지역주민과 기초의원 간의 직접 접촉 부족으로 인한 소외와 무관심 등으로 지방자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 지역구 국회의원과 광역의원 선거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기초의원 선거에서만 중선거구제를 실시하는 데에 따른 형평성 문제, 그리고 2002년 지방선거까지는 소선거구제였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현실적으로는 여러 개의 읍·면·동을 1개의 선거구로 하면서 공천권을 행사하기가 복잡하게 됐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읍·면·동별로 자기 지역구 관리를 할 사람을 기초의원으로 공천하면 공천권 행사가 간단하기 때문에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소선거구제 반대론자들은 소선거구제는 1위 득표자에 투표하지 않은 많은 유권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으며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 기초의원을 모두 차지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2006년 소선거구제를 실시한 광역의원선거에서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 전 선거구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한 한나라당이 광역의원을 싹쓸이했다. 다른 정당들은 단지 비례대표 의원만을 소수 당선시켰을 뿐 단 1명의 지역구 광역의원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반면에 중선거구제를 실시한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이외의 다른 정당 공천자들도 상당수 당선됐다.

2002년 지방선거까지 기초의원은 정당공천을 받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2006년부터 정당정치 구현을 위해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정당공천제를 도입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이의 폐지를 외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다가오는 6·2 지방선거에서도 여전히 정당공천제를 실시하게 됐다. 이럴 경우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지역주의 망령이 나타나고 거기에다 소선거구제까지 실시하게 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기초의회를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소선거구제 도입을 시도한 것은 권투선수가 링에 오르기 바로 직전에 기존에 합의한 룰을 바꾸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관계 당사자들의 합의 하에 룰을 바꾸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번 경우처럼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이 분명히 가려지는 상황에서 게임의 룰을 졸속으로 변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선거구제는 정치이념의 구현 및 선거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요소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국회의원 개인 또는 특정 정당의 당리나 편의에 따라 그것도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졸속으로 처리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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