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기 서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
또 하나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서로 상대 후보의 비방, 흑색선전만으로 이전투구하다 선거가 끝나고 패가망신하여 고향을 등지고 원수가 돼버린 경우도 있었다. 지역주민들을 화합시키고 사랑으로 이끌어 모범이 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외치는 자들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자기만이 잘난 사람이라면 그런 지도자는 우리에게 필요없다. 진정으로 주민을 위해서 특히 어렵고, 힘들고, 소외된 자들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도록 보살피고, 이끌어 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세계 4대 성인인 공자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가혹한 정치는 호랑이 보다 무섭다)'라 하여 정치의 중요성을 설파했고, 조선후기 실학자 최한기는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在選擧·어진 이를 뽑아 바른 정치를 하면 세상 모든 백성들이 평안하게 되나, 어리석은 자를 뽑아 정치를 잘못하면 모든 백성은 근심과 걱정으로 지내게 된다)'라 하여 선거의 중요성을 말씀했다. 바로 선거는 우리 미래의 희망과 비전에 대한 국민적 의사를 표현하는 중요한 정치적 행위이자 자유로운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디딤돌이다. 따라서 선거는 온 국민의 축제이자 국가의 대사가 되어야 한다.
이제 3개월 앞으로 지방선거가 다가왔다. 사상 초유의 8개 선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할것인가? 8개 선거의 후보자 수가 적어도 50여명은 될 터인데 고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꼼꼼히 따져보고 좋은 일꾼을 골라내야 하는 일이 우리 유권자의 몫이다. 바로 그들이 우리 삶의 터전을 가꾸는 지도자요 공복이기 때문이다.
이번 동시지방선거에서 어느 한 선거도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 본인의 관심만 있는 선거에만 관심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선거는 “난 모르는 사람들이야” “관심없어”하고 무관심으로 방관한다면 그동안 우리가 애써 가꾼 풀뿌리 민주주의는 시들어지고 그 결과는 혹독한 실망과 미련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따라서 시·도지사, 교육감, 구청장 선거도 중요하지만 이들 집행부를 견제하고 주민여론을 잘 수렴해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의회의원 선거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8개 동시지방선거 중 어느 한 선거의 대표자를 잘못 뽑으면 우리가 사는 지역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선거후유증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도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겨주게 된다.
이제 선거문화도 종전의 집회에 의한 선거운동에서 방송매체,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매니페스토 선거문화 즉 정책대결의 선거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희망을 주는 정책선거, 검증 받고 평가 받아 '피드백(Feed-back)'됨으로써 국민과 함께하는 선거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쪼록 유권자 모두가 선거의 중요성을 깨달아 우리의 삶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질 높은 삶을 영위하도록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하겠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투표에 참여하는 자는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자는 손님이다”하여 국민들의 선거 참여를 주인의식에 견주었다. 우리의 조그만 관심과 노력이 우리지역의 발전과 화합, 일치를 가져오고 나아가 나라발전의 계기를 만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지키고, 가꾸고, 키워야할 풀뿌리 민주주의! 벌써 풀뿌리 민주주의 상징이라 할 동시지방선거도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었다. 그만큼 우리 유권자도 성숙하여 이제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유권자가 후보자를 고르는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선거벽보, 선거공보, 경력방송, 후보자 대담·토론, 후보자 정보공개자료, 후보자 공약서등을 꼼꼼히 따져 보아 주시기를 바란다. 초유의 정치 실험무대인 6·2 지방선거가 우리 유권자의 뜨거운 관심 속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