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강물을 마셔가며 그 물에 기대어 문화를 개척하고 문명을 이루어 21세기를 맞았습니다. 누가 마셔도 마셔야 할 물이라며 소중히 지켜 대대손손 금강을 존재케 해야 한다.”
이런 까닭에 이번 전시에서 금강은 물컵에, 밥그릇에, 와인 잔에 담겨 흐른다. 강물이 바로 먹고 마셔야 하는 식수라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인 것.
그와 금강과의 인연은 남다르지 않다. 어릴 적 금강 주변에서 살던 그에게 강은 놀이터이자 안식처였다.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옛 추억을 담은 금강은 제 모습을 잃고, 안타까움의 대상이 됐다.
10년 전. 금강에 대한 안타까움에 붓을 들었고, 강을 화폭에 담았다. 그간 금강을 그리는 당위성을 찾고자 먼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중국의 황하, 이집트의 나일강, 인도의 간디스강 등 문명의 발상지를 찾아다니며 우리 지역에 흐르는 금강과 연계한 그만의 조형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먹고 마시는 '식수'로 금강의 중요성을 전한다. 작품마다 그를 대변하는 새의 형상은 강의 부활을 알리는 조형 언어로 등장한다.
“새가 있는 강은 오염되지 않은 강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물이 소중한 만큼 환경을 자연 그대로 유지하려는 단순한 논리를 깨우쳐 반성하고 경각심을 높이자는 것이 내 그림의 주제다.”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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