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기동 기초硏 대외협력부장 |
그러한 꿈을 가진 어린 청소년들이 모두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도 금메달 딸거야', '나도 연아 언니처럼 될거야'라는 꿈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가능성은 그만큼 자라나는 것일 것이다.
국내 정부출연 연구기관중 유일하게 과학대중화 전담 조직을 가지고 있는 기초(연)에서 이 조직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부서장으로서 '나는 노벨상을 타는 과학자가 될거야' '나도 박사님 같은 과학자가 될거야'라는 꿈들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어린 청소년들에게 장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과학자'라는 비중이 적지 않지만, 점차 성장하면서 어려운 공부를 포기하거나, 성적이 우수한 청소년은 의사나 교수, 판·검사로 목표를 바꾼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속에서 '과학자'항목이 자꾸만 배제되고 있다.
과학자에 대한 사회적 지위, 처우개선 등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청소년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주는 것은 당장이라도 가능한 일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과학대중화 전담 조직인 과학문화팀을 통해 '첨단장비활용 청소년과학활동지원사업'을 전개중이다. 이 사업은 교과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엑스사이언스, 주니어닥터, 토요과학산책 등의 세부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약 10억원으로 예산이 증액됐다.
기초(연)의 엑스사이언스 사업은 지난 2004년에 시작돼 초등학생에서 대학생까지 강연과 실험·연구 체험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과학자의 꿈을 키우도록 해준다. 엑스사이언스 사업은 청소년들이 기초(연)의 연구실을 직접 방문해 강연과 실험 참여가 이뤄지는 '첨단과학체험교실'을 비롯 과학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들에 대한 연수과정, 다수의 교육 프로그램을 1박2일 이상의 기간 동안 수행하는 첨단과학캠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4월 과학의 달에 진행되는 중·고생 대상의 '일일 과학자'프로그램은 과학자와 1대 1로 연구현장에서 첨단 연구장비로 직접 실험을 할 수 있다. '청소년 연구프로그램'과 '대학생 인턴십'은 과학자의 지도하에 4~8주간 연구체험을 하고 논문을 쓰듯 연구보고서를 제출토록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지난 2008년부터는 대덕특구내 정부출연(연)과 협력해 다양한 형태의 체험형 과학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주니어 닥터'도 시행하고 있다. 2008년에 6개 출연(연)과 함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5개 기관으로 대상기관을 확대했으며 올해에는 보다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주니어 닥터는 8월 개최될 예정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지만, 출연(연)별 수용인원 한계를 초과하는 신청자로 인해 사전신청을 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엑스사이언스의 경우 10개 프로그램으로 339회에 6142명이 참여했고, 주니어 닥터는 46개 주제로 130회, 2892명이 참여했으며, 여기에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개최되는 '토요과학산책'까지 포함하면 총 489회, 1만13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올렸다.
기초(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과학대중화 사업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엑스사이언스, 주니어닥터가 올해 보다 활성화돼 청소년들에게 과학과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기를 기대해 본다. 또 과학대중화의 대표 브랜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부차원의 투자확대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엑스사이언스, 주니어닥터를 경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우수한 두뇌와 능력을 가진 청소년들이 과학에 몰두할 때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뿌리가 보다 튼실해질 것이고, 그들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가 됐을때는 과학 영웅이 스포츠 영웅보다 월등히 높은 대접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의사나 판사가 아니라 '나는 노벨상을 타는 과학자가 될거야'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이 반드시 이뤄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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