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인석]“친애하는 시민 여러분”의 진정성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류인석]“친애하는 시민 여러분”의 진정성

[시사에세이]류인석 대전문인협회장

  • 승인 2010-03-08 14:08
  • 신문게재 2010-03-09 20면
  • 류인석 대전문인협회장류인석 대전문인협회장
지방자치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가당찮게도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을 외쳐대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8개 선거를 한꺼번에 치르게 되니 후보도 많고, 말도 많다. 목소리 높아진 사람들 모두가 정치, 경제, 행정 전문가 아닌 사람이 없다. 자칭 교육전문가까지 합세했으니 더욱 난장판이다.

▲ 류인석 대전문인협회장
▲ 류인석 대전문인협회장
혼란과 혼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 후보자들이 중앙정치권에 등댄 불순한 허욕놀이에 편승하고 있으니 가관이다. 지방자치는 중앙정치를 모방하거나 답습해서는 안 된다. 사명감과 진실성 가진, 그리고 민생을 소중하게 아는 일꾼이 필요하다. “친애하는 시민여러분”, “존경하는 유권자 여러분”은 선거 때만 외쳐대는 구호가 돼서는 안 된다.

요란스럽게 '민주'를 외쳐대는 무리들 속엔 어이없게도 '좌파'들만 득실대듯, 극성으로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을 외쳐대는 무리들치고 평소 '불우이웃'하나도 제대로 돌보지 않던 위선자들이 많다. 선거 때마다 민심을 속여먹는 무명(無明)의 무리들은 차라리 순박한 무지(無知)만도 못하다.

올해도 벌써부터 대포(大砲)공약들이 곳곳에서 난무한다. 중앙정부 장·차관들도 자기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공약들을, 1개 지역 기초단체장 출마예상자들이 함부로 쏟아내고 있다. 수천억 정부예산도 제 마음대로 끌어오고, 지역개발, 도시계획도 제 마음대로 바꾸겠다고 소리치고 다닌다. 실현성 없는 거짓공약으로 표심을 흔들고 유혹하는 것은 분명한 사기다.

행정수도 거짓공약으로도 부족해서 사회혼란 충동질이나 일삼으며 민생을 외면하는 중앙정치집단의 사기행태를 우리는 실질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앞에선 부정비리척결을 외치던 자들이 뒤에선 도둑질 해먹기 바빴다. 국가기강에 도덕적 이정표가 돼야할 전직 국무총리까지도 부정비리 구설수에 올라 법정에 드나들고 있는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나.

지방의 표심이 건강해야 지방자치도 건강해질 수 있다. 특히 충청도의 표심성향은 뜨뜻미지근하다. 선거 때마다 책임 없이 뱉어내는 후보들의 공약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원인이다. '행정수도건설'에 유혹되어 좌파정권에 농락당한 것도 따지고 보면 어정쩡한 표심성향을 노린 중앙정치집단의 사기극이었다.

때문에 자치기반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줏대 없는 표심분열로 선거잘못이 불러온 후유증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다가오는 자치선거가 절체절명의 기회다. 중앙정치에 종속돼서도 안 되고, 특정정당의 텃밭이 돼서도 안 된다. 옳게 판단하고 바른 선택으로 사명감을 가진 일꾼을 찾아야 한다.

선거 때마다 철새처럼 나타나 “내가 능력자”, “내가 양심가”를 떠들면서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을 극성스럽게 외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허풍공약은 신종독감바이러스 보다 더 큰 병리현상을 낳는다. 행정수도 사기공약에 농락당한 사례는 자치선거를 앞둔 충청인들 에게 절대적 교훈이다. 말하기조차도 부끄러운 일이다.

지방자치역사도 이제 성년에 이른다. 후보들의 양심과 능력, 정당의 색깔, 성향도 분별할 수 있는 경륜이 됐다. 잘못한 선거 뒤늦게 후회하고 불평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양심과 능력을 선택하는 것만이 유권자들의 지혜다. 허상은 깨지고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거짓말로 지역표심을 선동한 정당들은 모두 망했다. '민주', '민생'으로 위장된 '좌파'들의 선동도, 반대위한 반대로 사회혼란을 충동질하는 패거리 행태도 경계해야 한다. 또다시 속아선 안 된다. 골목마다 떠들썩한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의 진정성을 심각하게 새겨봐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5.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