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땅으로' 울며 겨자먹기

충남개발공사 '대행개발공사' 발주 잇따라 건설사 “유동성 부담 크다” 곱지않은 시선

지난해 LH에 이어서 올해 충남개발공사의 대행개발공사(공사대금 현금+땅으로 지급)발주가 줄을 잇고 있지만 건설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기관은 공사를 발주하며 공동주택용지 매각 효과를 누리지만, 건설사는 공사대금 일부를 땅으로 지급받아 유동성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7일 충남개발공사·LH에 따르면 충개공은 충남도청이전신도시 2구역 조성공사 2공구(465억원·관급자재포함), 3공구(370억원), 지하차도 건설공사(388억원) 등을 대행개발공사로 발주해 오는 22일 입찰을 실시한다.

대행개발공사는 사업자가 공사를 하고 공사대금을 현금+공동주택용지 현물로 지급받는 공사를 말한다.

건설사가 현물로 받는 토지는 전용면적 60~85㎡이하 공동주택용지로 2공구(363억원)는 853세대, 3공구(301억원)는 883세대, 지하차도(283억원)는 832세대를 공급할수 있는 토지다.

대행개발공사는 지난해 LH대전충남지역본부가 도안지구의 동서대로 공사를 도안지구 17-1블록 공동주택용지와 진행한 바 있다.

발주처가 대행개발방식을 추진하는 것은 부동산경기가 제자리걸음인 상태에서 공동주택용지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H는 최근 매각을 추진했던 당진석문국가사업단 등 대부분 지역에서 공동주택용지가 유찰된 바 있다.

충남개발공사도 LH의 공동주택용지 유찰상황을 지켜보면서 도청신도시 사업활성화를 위해 대행개발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LH 측도 충남도청신도시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반기 중 1구역의 공사 가운데 1공구정도를 대행개발공사로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되면 충남도청신도시는 4개공구를 대행개발공사로 진행하며 4곳의 공동주택용지를 매각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입장은 달갑지않다. 건설사는 공사를 진행하며 공사대금 일부를 땅으로 받기 때문에 자기자금을 우선 투입하는 등 유동성에 부담이 커지는 이유다. 또 대금으로 받은 공동주택용지 등에 아파트사업도 추진해야 하지만 최근 경기상황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경기 등이 좋을 때는 업체의 관심이 높겠지만 최근 지방의 부동산시장 상황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크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