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순중 대전예총 사무처장 |
지금 우리 지역에는 지역문화예술 발전과 생사고락을 같이 해온 많은 문화예술 단체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대전예총은 50년 전통의 전통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대전 최고의 예술문화단체 연합회로서 지역 문화예술발전과 그 맥을 같이 하면서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 이르러 본 회와 유사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단체가 등장하면서 평온하던 지역예술계의 질서들이 흩어지며 내 것만을 주장하는 분열의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금자에 이르러서는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까지도 혼동을 주고 있어 그 심각성이 커져 우려의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본 회 정관 1조(명칭)에 보면 '본 회는 사단법인 한국예총 대전광역시연합회(약칭대전예총)라 칭한다'라고 명확히 명시되어 있고 이 명칭변경에 동의를 하셨던 분이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지금은 자기들이 대전문화예술을 대표하는 대전예총이라고 칭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런 유사명칭을 사용하는 단체에설립인가를 해줘 논란의 원인을 제공해 준 지방자치단체의 행위도 이해가지 않는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뜻이 다르면 얼마든지 단체를 설립하여 활동할 수 있다. 단체를 설립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고 기존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여 전통성 있는 단체를 폄하시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혼동을 주어서는 안 되지 않은가.
지난 수 년 동안 꾸준히 이런 단체가 어떻게 대전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단체로 선정되었는지 그 기준과 대표성기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부당함이 시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참석 그 자체가 대표성을 인정해 주는 역효과로 나타나 고민은 시작되었다.
일간에서 화합을 위한 자리에 참석 안했다고 대전예총이 맏형으로서 역할을 못했다고 질책을 한다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만 무조건적으로 맏형으로서의 의무만을 얘기하기 전에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해서도 서로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화합은 단순히 모두가 모여서 밥 한 끼 같이 먹음으로써 이루어 질수 있는 것이 아니고 진정성을 가지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 할 때 이루어 질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제로 화합을 당할 순 없는 일이지 않은가.
그간 보여준 이런 대립각은 앞으로 이 지역예술이 발전하기 위해 겪어야 할 풍파에 대한 예시라는 생각도 든다. 누가 조장을 했든 그간 지역예술계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서로 다른 관점들을 가지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에게 적응하며 살아가게 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의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그렇지만 이런 기나긴 충돌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진정한 화합의 과정들을 논의하기 위해 예총의 고뇌는 깊어갈 수 밖 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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