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3일째인 4일 대전대 신입생 A(20)군이 도서관을 찾은 것은 다름 아닌 영어공부 때문이다. 입대하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영어실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당장 다음 주부터 친구들과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우기로 해 예습을 위해 도서관을 찾은 것이다. A군은 “개강 첫 주라 어수선하지만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취업 시기에 후회할 것 같다”며 “취업을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인 만큼 1학년 동안은 영어에 올인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전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교내 취업경력개발센터에 모여 취업.승진 자격시험 중 하나인 경제토플(TESAT)등 취업준비에 필요한 관련 정보책자등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지영철 기자 |
'대학 생활의 낭만'을 기대할 법한 대학 신입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취업준비에 나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취업대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들은 졸업 시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자신의 목표를 향한 첫 발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신학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도서관이나 취업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리거나 교내·외의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신입생들의 모습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4일 지역 주요 대학이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각종 프로그램의 반응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잘 나타나고 있다.
오는 15일 개강을 앞두고 접수가 진행되고 있는 목원대 '글로벌 리더 교육과정'은 영문법 기초, 토익 초급, 중급, 회화 등을 강의하는 신입생 전용 프로그램으로 300명 모집에 4일 현재 284명이 신청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역시 15일 개강하는 대전대의 '신입생 영어 집중과정'은 하루 6~7차례 진행되는 강의 가운데 하루 1차례씩 주 4회 수업을 듣는 프로그램으로 1년 수강료가 72만원에 달하지만, 개강한 지 사흘 만에 신청인원이 200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전대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신입생들의 취업준비 열기가 강해지는 느낌”이라며 “풋풋하고 천방지축인 철부지 신입생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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