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제]맞춤형 예방대책으로 '산불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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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제]맞춤형 예방대책으로 '산불 최소화'

[기고]서용제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 승인 2010-03-04 14:13
  • 신문게재 2010-03-05 20면
  • 서용제 충남도 농림수산국장서용제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산은 양지바른 쪽에 사람을 묻고 높은 꼭대기에 신을 뫼신다. 산은 사람들과 친하고 싶어서 기슭을 끌고 마을로 들어오다가도, 사람 사는 꼴이 어수선하면 달팽이처럼 대가리를 틀고 슬슬 기어서 도로 험한 봉우리로 올라간다. 산은 나무를 기르는 법으로, 벼랑에 오르지 못하는 법으로 사람을 다스린다. 산은 울적하면 솟아서 봉우리가 되고, 물소리를 듣고 싶으면 내려와 깊은 계곡이 된다.'

▲ 서용제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 서용제 충남도 농림수산국장
내가 좋아하는 시인 김광섭의 '산'이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이처럼 산은 5000년의 세월을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 산은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랬고, 목재와 땔감이며 약초와 산나물 등 사람들의 삶에 필요한 것들을 아낌없이 내주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산을 소유하고 지배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나무들이 베어졌고, 계곡의 물은 말라 갔으며, 산짐승들은 보금자리를 잃었다.

여기에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산불은 한 순간에 울창한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기도 했다.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과 무관심으로 산은 냉대를 받고 있고 시름시름 앓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산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산을 살려내고 산이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잘 가꾸어야 한다. 특히, 산불은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갖고 예방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최근 10년간 우리 도에서는 총 276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3574ha의 산림이 소실되고 70억원이 넘는 피해를 냈다. 연평균 27건의 산불로 357ha가 매년 황폐화 되고 있는 셈이다. 산불 발생의 주된 원인은 논이나 밭두렁 소각과 입산자의 담뱃불 등에 의한 실화가 전체의 57% 이상을 차지한다. 또, 최근의 이상기후와 건조한 날씨의 지속으로 한 번 산불이 나면 대형 산불로 번지는 추세다. 지난 2002년에 발생해 3095ha의 큰 피해를 낸 청양· 예산의 산불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우리 도에서는 현장중심의 산불방지대책과 초동진화로 피해를 최소화하여 도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역점을 두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에 '2010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해 도내 전 시·군에 통보했다. 특히 금년에는 '맞춤형 산불예방대책'으로 발생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겨울과 봄 가뭄, 설 연휴와 정월대보름, 그리고 청명·한식 전후와 산나물 채취 시기별 산불예방대책을 추진하고, 논·밭두렁 공동 소각일 지정, 특별대책기간 내의 소각금지, 영농쓰레기 수거와 입산자 단속 강화 등 어느 해보다도 강도 높은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산불 조기발견을 위한 산불감시원의 증원 및 산불전문 예방진화대 확충, 무인감시카메라 등 산불감시 시설의 확충과 운용·관리의 내실화 및 초동진화와 뒷불감시에도 철저를 기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27일 우리 도와 충청체신청간의 산불방지업무 협약에 따라, 지역 지리에 밝은 도내 900여명의 우편집배원을 '숲사랑지도원'으로 위촉해 '산불감시 도우미'로 활용하고, 산불취약지에 대한 특별관리와 유관기관·단체와의 긴밀한 협력 등을 통해 산불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다.

산불예방은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쪼록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산불로부터 지켜내 미래 세대들에게 훌륭한 자산으로 물려주는 일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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