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 의무식비 논란 “하루 3끼 기숙사 밥먹기 곤란”

“주말에 고향에라도 다녀오려면 식비를 고스란히 날려야 합니다. 밥 먹으려고 기숙사 들어온 것도 아닌데 주말까지 의무식이 적용되는 것은 좀 아니라고 봐요.”

이번 학기 기숙사에 입사한 여학생 A씨는 올해 어렵게 기숙사에 들어갔지만 학기 시작부터 걱정이 앞선다. 기숙사비에 포함된 의무식비를 납부해 평일에는 하루 두 끼, 주말에는 하루 세 끼를 챙겨 먹어야 하지만, 생활여건상 이를 다 챙겨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숙사비를 낼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따져보니 먹지도 않는 밥값을 내는 것 같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지역대학 기숙사 비용에 의무식비가 포함된 것을 두고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지역대학들에 따르면 충남대와 한밭대, 공주대, 한남대 등 일부대학 기숙사에서는 급식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의무식'이 적용되고 있다.

하루 1~3끼의 의무식이 적용되는 이들 대학의 의무식 단가는 1끼 당 2000원대로 학생들은 규정에 따라 한 학기 당 20만원에서 50만원의 의무식비를 내야 한다. 80만~100만원에 이르는 기숙사비 가운데 관리비를 제외한 절반가량을 의무식비로 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부 대학은 평일에는 하루 2~3끼, 주말에는 하루 3끼에 이르는 의무식을 적용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학 기숙사 구내식당이 이처럼 의무식을 강요하는 것은 다름 아닌 급식업체의 운영난이 주된 이유다.

이들 대학의 구내식당은 모두 급식업체에 위탁돼 운영되고 있는데, 의무식이 아닌 자유식으로 운영할 경우 이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현저하게 줄어 급식업체의 운영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급식업체들은 한 끼당 단가를 2000원 대(의무식이 아닌 경우 3000원대)로 낮추는 대신 수요가 일정한 의무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 입점을 꺼리기도 한다는 것이 기숙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의무식을 실시하지 않는 타 대학의 한 관계자는 “결국 급식업체의 운영 부담을 학생들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급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결국 학생과 업체의 입장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강순욱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