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세상에는 싸워서 해결해야 할 일들도 많지만 웃으면서 바꿀 수 있는 일들도 많다.
동네마다 벌어지는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려면 여러 요소들이 합쳐져야 한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있어도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렇다고 사고 예방을 위해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너무 경직된 잣대를 들이대면 축제 분위기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중용(中庸)의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금산은 인삼축제를 통해 지역의 문화와 산업을 엮어 세상에 내놓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축제에 신경을 더 많이 쓰고 있는 고장이다.
지금은 부여경찰서장으로 재임 중인 김화순 서장이 금산경찰서장 직을 수행할 때 김 서장은 당시 김동민 충남경찰청장에게 업무보고 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축제의 흥을 깨지 않는 한도 내에서 탄력적으로 치안을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인삼축제 기간 중에 음주운전자를 적발하면 처벌을 하는 대신에 그 자리에서 계도하고 차를 두고 가게 하든지 아니면 대리운전자를 물색해서 귀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 청장은 “정말 좋은 생각이다. 국민이 있고 경찰이 있는 것이다” 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8년의 금산인삼축제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아주 작은 사고조차도 없었음은 물론이다. '넛지'를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발전시킨 하나의 멋진 사례다.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욕망은 수많은 영웅들과 실패자들을 만들어냈다. 어떤 이는 혁명을 통해, 어떤 이는 전쟁의 방식으로, 또 어떤 이는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세상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고자 했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용히 작은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이 사회를 조금씩 바꾸어나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국제로타리도 그런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단체 중 하나다. 조용히 '넛지'의 방식으로 조금씩 세상을 바꾸어나가고 있다. '국제(國際)'로타리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큰 봉사를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국제로타리가 추진하고 있는 중요한 사업은 바로 소아마비 박멸이다. 우리나라에서 소아마비 환자가 사라진지 3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렇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지금도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받는다. 지구상에서 고작 4개국인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나이지리아에 소아마비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에서도 소아마비가 없어지는 날이 오면 우리 아이들도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
국제로타리는 소아마비 박멸을 위해 30년의 시간과 8억 달러의 예산과 회원들의 피와 땀을 투자했다. 그리고 이제 남은 1% 미만의 지역을 위해 또 다른 8억 달러의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인간이 박멸한 두 번째 질병으로 소아마비가 등록될 날이 올 것이다. 첫 번째 질환은 바로 천연두다.
세상은 지금도 조금씩 조용히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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