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의 학하초등학교(교장 장주숙) 급식실에서는 아이들 40여 명과 선생님, 학부모 20여 명이 조촐하게 모인 가운데 입학식이 열렸다. 3~6학년 선배들의 환영연주로 시작된 이날 입학식은 ‘작지만 특별한’ 입학식이었다.
이날 연주에 나선 9명의 재학생들은 갈고 닦은 실력으로 기타합주를 선보이며 신입생들을 환영했다. 어리둥절했던 신입생들은 신나는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지자 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으며, 초라하게 느껴졌던 입학식장 분위기도 이내 살아났다.
1학년 담임선생님이 소개된 뒤 장 교장은 신입생들을 한 명씩 단상 앞으로 불러 사탕 13알을 묶은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며 환영인사를 건넸다. 이 사탕목걸이에는 13살이 돼 졸업하기까지 학교생활을 잘 하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어 신입생과 재학생이 한 명씩 자매결연을 맺는 행사가 이어졌다. 신입생들은 보물상자에서 선배들의 이름을 뽑아 들었고, 이름이 호명된 선배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앞으로 나가 새내기 동생들을 반갑게 맞았다.
▲ 교장선생님이 입학생들에게 사탕목걸이를 걸어주는 이색적인 입학식이 2일 오전 유성구 학하동 학하초등학교에서 열려 13살 6학년까지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잘하길 바라는 13개의 사탕을 목에 건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손인중 기자 |
이날 대전 중구 목달동 산서초등학교 역시 조촐하면서도 특별한 입학식을 가졌다. 이 곳 역시 전교생 53명에 신입생 12명이 고작인 학교로 이곳 입학식에서도 신입생 12명과 재학생 12명을 의형제로 맺는 '사랑의 12남매 결연식'이 마련됐다.
재학생들은 신입생에게 직접 이름표를 달아주며 입학을 축하했다. 이 이름표 앞면에는 신입생의 이름이, 뒷면에는 의형제를 맺은 재학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의형제를 맺은 재학생들은 신입생들에게 저마다 축하 선물을 전달했으며, 서로를 꼭 껴안고 격려하기도 했다. 입학식 후에는 재학생들이 신입생들을 업고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읽어 주는 서비스(?)도 선보여 훈훈함을 더했다.
신입생 박철희 학생의 학부모는 “집에 형제가 없어 외로워하던 철희가 ‘우리 민호형이야’라고 자랑을 하는데 순감 뭉클했다”며 “며칠 전부터 낮선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할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한편, 이날 학교 이름에서부터 교육과정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뀐 동아마이스터고의 입학식은 배우 송옥숙 씨의 사회로 동아방송예술대 공연 팀의 노래와 춤, 그리고 신입생 이태민 군의 비트박스 무대가 이어지며 시종 축제분위기 속에 치러져 눈길을 끌었다.
전민중학교와 삼육초등학교는 재학생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고 교사들의 입학식 참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전에는 재학생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 신입생 입학식을 갖는 색다른 시스템을 선보여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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