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갑부와 극빈층이 공존하는 '극과 극 인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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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갑부와 극빈층이 공존하는 '극과 극 인도여행'

<도서관 사서들의 맛있는 책 읽기> ■ 맛살라 인디아

  • 승인 2010-03-02 14:11
  • 신문게재 2010-03-03 12면
  • 김종숙 한밭도서관 사서김종숙 한밭도서관 사서
‘인도를 일주일 여행한 사람은 책을 한 권 쓰고 일곱달을 머문 사람은 글을 한 편 쓰지만 인도에 7년동안 거주한 사람은 아무것도 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알면 알수록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나라가 인도가 아닌가 싶다. 이따금 인도를 신비한 모습으로 그려낸 여행자의 글을 보면서 직접 살면서 부딪히는거와 여행자의 시선과는많은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이책은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생활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현실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맛있게(?)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06년부터 2년반 동안 인도주재 한국대사관 문화홍보관으로 근무하면서 느낀 인도의 과거의 모습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등을 예측하고 인도의 역사, 경제, 문화, 종교, 카스트제도, 교육, 음식 등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여행서라기 보다는 독자들에게 인도와 인도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해를 제공해 주는 종합안내서라 할 수 있다.

인도에는 아리안, 드라비다, 몽골, 중앙아시아계 인종 등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있다. 그러다보니 종교 및 인종간 갈등, 심화되고 있는 빈부 간 격차, 전근대적인 행정, 교육기회의 불균등, 이 와중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하위 카스트들로 인도는 그야말로 갈등과 모순의 덩어리처럼 보이나 그럼에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 발전의 원동력은 부정과 긍정을 동시에 수용하면서 다양한 인종과 종교를 세계 최대 민주주의 틀 안에서 결속시키는 다원주의, 즉 맛살라 정치에 있다고 한다.

책의 제목으로 사용되고 있는 '맛살라'는 계피, 고수풀, 회향, 건고추 등에 심황뿌리 가루를 섞어서 만든 향신료이다. 다양한 재료들을 배합해서 만든 맛살라는 단순한 향신료의 의미를 넘어 인도문화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고 있다.

인도는 인구가 11억, 면적도 남한의 33배에 달하는 거대한 나라이며 힌두교를 비롯한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종교는 인도인의 일상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힌디어를 포함한 23개의 공용어가 있으며 각주에서는 지역별 공용어가 있어 그들끼리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렵다. 다양한 언어중에서 영어는 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용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어를 구사하는 인도인은 전체인구의 10%, 즉 1억 이상의 인도인이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2배에 달하는 인구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인도의 사립학교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며 모든 시험은 작문과 서술식이다. 우리와 같은 객관식 문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철저한 말하기, 쓰기의 조기학습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인도의 영어교육은 외국인 앞에만 서면 벙어리가 되어 버리는 우리의 주입식 시험위주의 영어교육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책에서도 소개가 되어 있는 인도 서북부 라자스탄주에 있는 타르사막을 여행한 적이 있다. 한낮에는 50도에 달하는 이곳은 외국인들이 낙타사파리를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 살갖이 타는 듯한 뜨거움을 느낄정도의 강렬한 태양아래 터번을 두르고 낙타의 등에 올라 사막을 횡단한다. 어린왕자가 좋아 했다던 노을과 별이 쏟아질 듯 초롱초롱한 사막의 밤하늘, 그리고 그곳에서의 하룻밤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될 것이다.

인도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미사일을 만들어 소가 끄는 달구지에 싣고 가는 나라', '세계 최고의 부자와 최고의 빈곤층이 공존하는 나라', '카스트라는 이해하기 힘든 신분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 등 그 표현은 많지만 인도의 다양성을 이해하는데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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