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는 최근 올해부터 2014년까지 5년동안 도내 56개 전통시장에 1645억원을 투입해 시설 현대화사업과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대형마트와 SSM등 대규모 점포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전통시장의 시설과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전통시장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 가운데 1010억원이 점포 리모델링 등 시설 개선에 사용된다.
하지만 시설 개선만으로는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와 시장 상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시설 개선에 많은 자금이 투입됐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충남도내 전통시장 110개소에는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시설 현대화를 위해 모두 688억 5800만원의 국비가 투입됐다. 지방비와 시ㆍ군비 등을 합치면 시설 당 10억원 이상이 시설 현대화 사업에 사용된 것이다.
투입된 예산에 비해 전통시장 활성화 수준은 낮은 단계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2008년 전국 전통시장의 활성화 수준을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충남 전통시장의 활성화 정도는 평균 44.2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평균점수 43.2점보다 조금 높지만 전반적인 활성화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상인 김모(56·논산)씨는 “비가 와도 장사를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손님이 더 찾는다고 할 수는 없다”며 “시설 개선에 따른 성과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 상인들은 전통시장이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단순 시설 투자가 아닌 전통 시장을 둘러싼 지역 상권의 종합적인 개발이나 대형마트와의 상생방안 모색 등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경영진흥원 김영기 박사는 “전통시장과 주변지역을 함께 정비할 수 있는 '상권활성화구역' 제도가 도입된 만큼 지자체에서는 지전통시장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시설이나 규모면에서 경쟁이 불가능한 대형마트와의 상생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실제 강원도 삼척 중앙시장은 지난 해부터 인근 대형마트에 농산물 및 수산물 등 1차산업에 대한 소규모 판매를 실시해 줄 것을 제안해 현재 운영 중이다. 이로 인해 지난 설 기간 동안 전년대비 약 100%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정문학 삼척중앙시장조합장은 “공산품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 이같은 대안을 마련했다”며 “대형마트와 대립하기보다는 서로 도와가며 더불어 가는 시장문화를 개척하는 등 상황에 맞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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