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계기로 태극기에 대한 사랑이 재점화 되고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우승을 확정 짓고서 여자 싱글 경기가 열린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 관중석은'태극기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태극기를 온몸에 휘감고 눈물을 흘리는 김연아를 보고 5000만 국민은 마치 내 일인 것처럼 찌릿한 전율을 느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를 제패한 이승훈도 이국땅에서 태극기를 높이 들었다.
쇼트트랙 이정수, 빙속 모태범 이상화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도 태극기의 당당한 위용은 국민 가슴 속에 또렷이 각인됐다.
삼일절 기념행사가 열린 천안 독립기념관에서도 수많은 태극기가 휘날리며 민족 자긍심을 뿌듯하게 했다.
대전시내 주요 도로에도 지난달 말부터 행정 당국이 걸어놓은 태극기가 즐비했다. 한밭대로, 동서로, 계백로 등 주 간선도로는 물론 지선도로까지 태극기의 물결이었다.
연중 '태극기 거리'도 몇 해 전부터 생겨났다. 유성구는 진잠주민센터~진잠초교 삼거리 등 모두 8곳이 태극기 거리로 운영되고 있다.
대덕구 중리4거리~읍내3거리 3.2㎞ 구간도 연중 태극기가 휘날린다. 동구는 오는 16일 인동장터 만세운동 재현행사 때 수천 장의 태극기를 나눠 줄 계획이다.
최근 들어 태극기를 판매하는 동주민센터에도 부쩍 태극기를 찾는 주민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3·1절 각 가정에서 태극기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압골의 영향으로 대전 지역에 25㎜가량의 비가 왔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 태극기를 안 달아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다.
현행 국기법에 따르면 태극기는 매일 24시간 게양할 수 있다.
다만, 심한 눈·비와 바람 등으로 그 훼손이 우려되는 때만 게양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날 비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욱 크다.
황산기(60) 대전 태극기 선양회장은 “개정된 국기법을 시민들이 잘 몰라 비가 오면 태극기를 안다는 줄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올바른 태극기 게양법 홍보를 통해 이같은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고 태극기 선양 운동에 더욱 매진 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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