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자영업자 이 모(48)씨는 지난해 2월 카드빚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돼 금융기관 대출이 어렵게 되자 일수돈 400만원을 빌렸다. 연이율 200%에 달하는 초고금리였지만 자녀의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 이씨는 빌린 돈을 갚았지만 상환일자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수 업자로부터 심한 욕설과 모욕을 겪어야만 했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저(低)신용자들이 사채시장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서민금융회사들이 서민대출을 꺼리면서 사금융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대전지역 14개 대형대부업체 대부잔액은 총 1419억원으로, 대부건수는 5만4992건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업체와 미등록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대부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지역 대부업체 등록현황을 보면, 2월말 현재 458개로 2개월전인 지난해말보다 21개 정도 줄었다. 2007년말 581개, 2008년말 467개로 줄었다가 2009년말 477개 느는듯 했으나 2월말 현재 458개로 다시 감소 추세에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대부업법 강화와 지난해 3월말 자진폐업신고 등의 영향으로 대부업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대부업체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사금융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1월 금융감독원의 사금융 피해상담 건수는 5195건에 달해, 연간으로는 6000여건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이 사금융피해 상담센터를 처음 설치한 2001년에는 상담 건수가 3265건이었다. 이후 2005년 3227건, 2006년 3066건으로 감소했다가 2007년 3421건, 2008년 4075건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서민들이 사금융 시장에 빠지는 이유는 서민금융회사들이 대출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서민금융지원을 확대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저신용자 대상 대출상품인 '희망홀씨'를 판매하고 있는데 외국계 은행은 시늉만 하고 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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