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45)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며칠 전부터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2명이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떼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조르는 자녀를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지갑을 열고 싶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에 아직까지 망설이고 있다.
A씨는 “방학 중 학원에 다녀오더니 많은 친구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며 개학 전 사달라고 했다”며 “울면서 매달리는 자녀를 보면 마음이 약해지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이 고민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새 학기 코앞 초ㆍ중ㆍ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이른바 '스마트폰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사달라는 자녀의 아우성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고소득층이 밀집한 둔산동 학원가에서는 이미 스마트폰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는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면 스마트폰 소지 여부로 청소년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전 휴대폰 업계에 따르면 국내ㆍ외 통신사들이 출시한 스마트폰 가격은 대략 20만 원대 후반에서 30만 원대 중반. 출시 초반 100여만 원 안팎 이었지만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나마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스마트폰 가운데 일부 '공짜폰'이 있지만 10만 원대에 육박하는 요금제가 적용되는 탓에 부담은 매한가지다.
스마트폰 사용 시 성인물에 자녀가 무차별 노출될 수 있다는 노파심도 대다수 서민층 학부모가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이유 중 한 가지다.
전문가들은 자녀가 또래 집단의 동조 압력에 자녀가 휘둘리지 않도록 조언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순천향대 청소년교육상담학과 김민 교수는 “우리는 하는 데 너는 왜 안 하느냐 식으로 표출되는 또래집단의 동조 압력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줘서는 안 된다”며 “스마트폰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자녀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도록 교육한 뒤 구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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