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을 나선 A씨는 교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여러 명의 아주머니들을 만나 원룸, 단칸방 등 10여 곳의 방을 원없이 구경했다.
길가에 서 있던 한 아주머니가 “방 구하러 왔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주변에 있던 아주머니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다짜고짜 안내를 하더라는 것.
특히 이 아주머니들은 자신이 소개하는 방에 1대 1로 들어서는 순간 '아들 같다', '인상이 좋다'에서부터 '우리 집은 공과금 안내도 된다', '앞에서 본 집보다 싸게 주겠다' 등의 온갖 말로 현혹시키며 입주를 종용했다.
이처럼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가 원룸촌의 학생 모시기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대전대와 배재대 등 일부 대학가 주변에서는 빈방을 소개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서 있는 아주머니들이 쉽게 발견되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학교 앞에서 장사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공실우려' 때문. 대학들이 기숙사를 신·증축하면서 학생들의 수요가 줄어든 데다 주택가의 경우 학생 외에는 딱히 수요가 없어 학기 전에 방을 채우지 못하면 한 학기 동안 방을 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호객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에서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행 부동산중개법이 이런 호객행위를 두 차례 이상 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건물주들이 사람을 써서 방을 소개하는 변칙행위를 하고 있는 것.
동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특히 건물주가 외지사람인 경우 사람을 써서 방을 채우는 경우가 있는데 1명 당 5만원 안팎의 수수료를 주는 것으로 안다”며 “실제로 중개업자들은 길 안내만 하고 이득은 그 사람들이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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