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훈]대학 새내기여! 자신만의 능력을 키워라

[목요세평]정순훈 배재대 총장

4년제 대학의 신입생 모집이 끝이 났다. 대학 합격의 기쁨을 나누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내년을 기약하고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있다. 입시의 고통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함께 느낀다. 우리나라 입시의 열풍이 유난히 거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치열한 생존경쟁이 입시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정순훈 배재대 총장

이제 신입생들이 입학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취업이라는 고난의 길이 신입생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대학의 기능은 학문적인 면에서 인재를 양성해 내는 곳이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대학 졸업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시절에는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에 대한 걱정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대학 졸업생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대학 졸업생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학생 모집을 위해 많은 학과를 설치하고 있지만 대학 본래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가 갈수록 기초 학문은 그 설 자리를 잃어가고 대학의 기능은 점점 변질되어 가고 있다.

그 결과 대학 졸업생들은 높은 취업의 문턱에서 고통을 받기 일쑤다. 취업난이 가중되는 데는 대학 졸업생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점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공기업이나 대기업과 같은 곳을 선택한다. 그 결과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심하게 겪는 반면 대기업의 문턱은 점점 높아만 가고 있다.

이제 취업의 시기는 따로 없다. 일 년 열두 달 취업 전쟁이 벌어진다. 대학 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전공 공부보다는 취업 공부에 더 치중하고 있다. 취업준비를 위해 휴학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이 한 여론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으로 나타났다.

지방대 졸업생의 경우 취업난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에서는 매년 이러한 불균형을 개선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좀 더 나아진 부분이 없다. 지금도 여전히 지방대 졸업생이라는 이유 때문에 서류 면접에서 탈락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우수한 인재가 그 능력을 검증 받지도 못하고 탈락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다고 취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방대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남보다 두 세 배의 노력을 더하여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그 실력은 남들과 차별화 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 차별화를 위한 체계적인 취업 대책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한 기업체 인사담당자는 대학생들의 꼴불견 이력서에 대해 따끔하게 꼬집었다.

대부분의 이력서들이 기본 서식을 지키지 않았고, 자기소개서는 엽기적이라 할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했다. 자기소개서에 쓴 용어들 중에 신세대 채팅 용어를 쓴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의도적으로 채팅용어를 쓴 취업 지망생들은 없을 것이다. 신세대들은 자신도 모르게 컴퓨터 용어에 익숙해져 있다. 때문에 무의식중에 어법에 맞지 않는 용어를 쓰게 된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러한 점을 꼼꼼하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얼굴이다. 그 얼굴의 이미지가 잘못됐다면 그것은 바로 탈락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신세대들의 톡톡 튀는 취업 전략도 필요하다. 남들이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로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 시킬 필요도 있다. 글로벌시대에 국가경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신세대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틈새시장이야말로 취업 준비생들이 공략할 부분이다.

이제 우리는 지방대생이라 취업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한다. 그리고 취업을 위해 가장 근본적인 부분부터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혹시 자신이 글을 쓰는데 있어서 채팅용어나 비문법적인 용어를 쓰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메이크업과 헤어, 코디와 예절, 이미지연출 등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재창조해 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가장 근본적인 취업 대책이자 지혜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