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옹 동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세종대왕과 훈민정음학을 펴냈다.
이미 10여 편의 관계 논문과 단독저서를 낸 저자는 세종이 우리말이 초성·중성·종성으로 구성된 사실을 간파한 빼어난 언어학자였기에 한글 창제가 가능했음을 밝히고, 글자꼴에도 하늘·땅·사람의 조화를 추구한 세종의 철학이 바탕이 됐음을 증명한다. 특히 저자는 세종이 오늘날 근대 언어학에서 탈근대 학문의 시조로 평가하는 소쉬르보다 470여 년 앞선 연구자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훈민정음 해례본을 고전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와 해례본을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표준공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펼친다.
이 책에는 본문 외에도 200쪽이 넘는 부록이 실려 있어 개인 연구자나 교사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되도록 꾸며졌다.
저자는 세종대왕을 '거대한 태산을 넘어 새로운 길을 열어간 게릴라'로 일컫고 훈민정음은 단순한 조선의 혁명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혁명, 인류의 문자의 대혁명이며, 하층민의 문자생활을 배려한 세계 최초의 민본문자, 자연의 소리에 가장 근접하면서도 자연의 근본을 바꾼 우주문자라고 주장한다.
㈜지식산업사/김슬옹 지음/648쪽/3만3000원.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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