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원군 |
▲ 정철우씨 |
청주 맹학교 출신인 김 군은 2년 전 학교의 권유로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내 트럼펫의 아름다운 선율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김 군은 비록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트럼펫을 연주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했다고 한다. 김 군은 2년 동안 입술이 퉁퉁 부을 정도로 피나는 노력을 했고 이번 입시에서 비 장애 학생들과 겨뤄 당당하게 합격했다.
원하던 음악대학에 합격했지만 김 군은 또 다시 고민이 생겼다. 맹학교 시절에는 전담 선생님이 악보를 대신 읽어주기도 했지만 비 장애학생들이 훨씬 많은 음악대학에서는 아무래도 맹학교만큼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 역시도 김 군의 합격 소식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음악전공에 필수적인 독보(악보를 읽는 것)는 물론 독주나 합주 등 실기수업도 자력으로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음악대학 송인국 교수는 “실기시험이 커튼을 친 채로 진행되기 때문에 장애학생인지 전혀 몰랐는데 합격자 발표 후에 승원이의 장애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노트정리나 이동을 도울 수 있는 도우미가 필요해 보이는데 애정을 갖고 지도해 줄 선생님을 섭외하는 등 음악공부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22일 대전대로부터 명예보건학박사 학위를 받은 한강안마원 정철우(62·시각장애1급) 원장도 시각장애를 극복한 대표적인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정 원장은 36년 동안 전문 안마사로 활동하며 일종의 '비침습 기술'인 '안마자극요법'을 개발해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그는 안마원을 운영해 얻은 수익금 대부분을 장애우와 취약계층의 자립과 자활에 쏟아 부었고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도 했다.
특히 그는 2007년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포기할 뻔 했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씨의 재활치료를 도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정 원장의 이번 학위는 그의 의지와 노력의 결과지만, 시각장애인 최초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 원장은 “딸도 대전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대전대에서, 그것도 시각장애인으로서 처음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안마사를 비롯한 시각장애인들의 생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나아가 국민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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