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영화를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손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비디오 가게에 굳이 돈을 내고 콘텐츠를 빌릴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DVD, 비디오가게는 행정당국 허가 또는 신고 사항이 아닌 자유업(자영업)이어서 대전시내에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다만 업계는 대전시내에 100여 개로 추산하고 있을 뿐이다. 이마저도 불과 수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영화감상실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70여 곳에 달했던 영화감상실은 2008년 67곳으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56곳으로 급감했다.
서구 모 DVD 대여점 관계자는 “월세가 70만 원인데 하루에 손님 20명을 받기도 벅찬 상황으로 한 달 장사해 임대료를 내기도 힘들다”며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무료로 볼 수 있는 데 누가 돈을 내고 보겠느냐”라고 하소연했다.
중구 모 영화감상실 관계자는 “간간이 찾아오던 젊은층들도 이젠 구경하기가 어렵다”며 “업종 전환을 심각히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DVD, 비디오가게 등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불법 다운로드가 무차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문광위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영화진흥위원회와 저작권보호센터가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적발한 한국영화 불법다운로드 적발된 건수는 216개 작품에 3만 7375건으로 조사됐다.
'화려한 휴가', '괴물', '해운대' 등 상영관 스크린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면 어김없이 다운로드 타깃이 됐다.
통계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파일공유 프로그램인 P2P 사이트에는 영화 불법복제물들로 넘쳐나고 있다.
저작권법 위반 사범에 대해서 기소유예 또는 소액 벌금형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 내려지는 것도 불법 다운로드가 근절되지 않는 한 가지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불법다운로드 실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워낙 광범위해 적발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며 “저작권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감시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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