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만 함께하는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공자는 자로에게, 군자는 “和而不流하고, 中立而不椅하니 强哉矯라 (화합하되 휩쓸리지 않고, 가운데 바로 서서 기울어지지 않는 것이 강한 것이다)”라고 하였고, 나아가 군자는 “國有道 不變塞焉하고, 國無道 至死不變하니 强哉矯라 (나라가 바르게 다스려질 때라면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온 바른 뜻을 변치 말고, 나라가 바르게 다스려지지 못할 때에는 비록 죽음에 이르더라도 지조를 변치 않는 것이 강한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되 휩쓸려 부화뇌동하지 말고 공정한 자세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을 때 진정한 힘이 생기는 것이고, 이러한 힘이 어려울 때 소신과 지조를 지키게 해주는 것이다. 또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득의(得意)의 시절이 왔다 하더라도 어려울 때도 지켰던 소중한 가치를 잊어서는 아니 된다는 가르침으로 새기고 싶다.
우리의 삶은 항해와 같다. 두 번 살 수 없는 소중한 삶을 살면서 물결치는 대로 떠다니는 부평초 같은 삶을 살겠는가 아니면 하루를 살아도 노를 저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살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스스로 행동과 목표를 정하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원할 것이다. 이러한 삶은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목표에 이르는 행동을 결정하고 그 결정과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삶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삶이라는 항해를 하다보면 거센 파도를 만나기도 하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폭풍우나 안개를 만나기도 할 것이다. 어려운 항해에서 뱃길을 밝혀주는 것은 등대이다. 등대는 움직이지 않는다. 삶이라는 항해에서 등대와 같이 우리에게 길을 밝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원칙과 함께하는 삶을 생각하다보니 책에서 읽었던 일화가 생각나 소개해 볼까 한다. 11세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농어 낚시를 위해 호수로 가서 낚시를 드리웠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년의 낚시찌가 크게 흔들렸다. 소년이 간신히 낚싯대를 들어 올리자 낚시에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큰 농어가 매달려 있었다. 그때 소년의 아버지는 성냥불을 켜서 시계를 보았다.
시계바늘은 밤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소년에게, 농리 잡이 시즌이 시작되려면 2시간이 더 있어야하니 잡은 고기를 놓아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년은 놀라 “왜 잡은 걸 놓아줘요” 라고 항의하면서 호수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짙은 어둠 속에서 다른 낚시꾼이나 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확인한 소년은 다시 아버지를 쳐다보았지만 아버지의 목소리에서 단호함을 느낄 수 있었던 소년은 잡은 농어를 놓아 주었다.
그 뒤 소년은 성인이 되어 명망 있는 건축가가 되었고 여전히 농어 낚시를 즐겼지만, 그때 잡은 농어보다 큰 농어는 잡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결정을 하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을 해야 할 때면 놓아 준 농어가 생각이 나 옳은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보다 더 고귀한 가르침이 있을까. 필자라면 어떻게 하였을까. 비싼 사교육비 들여가며 우리는 우리 자식들에게 무엇을 배우게 하려는 것일까. 우리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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