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준(47·서울)씨는 이달 초 자녀들과 함께 1박 2일 동안 공주와 부여로 역사 여행을 다녀왔다. 숙박은 템플스테이를 이용하고 지역 곳곳의 백제 역사유적을 둘러봤다. 비교적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역사유적이나 관광지를 방문할 때마다 지출해야 하는 입장료 때문이다. 정씨 가족이 이틀동안 공주 무령왕릉과 부여 부소산성 등 모두 5곳의 역사 유적을 둘러보는 동안 지출한 입장료는 2만 2300원.
정씨는 “요금도 요금이지만 매번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불편함도 컸다”며 “외국처럼 관광지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관광 패스제도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충청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지 이용 요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내 주요 관광지 50여곳의 이용요금을 살펴보면 국공립의 경우 성인을 기준으로 최저 500원에서 2000원까지 입장료가 부과된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관광지의 경우 9000원까지 치솟는다. 부모 2명과 자녀 2명 등 4인 가족 기준으로 도내 주요 관광지를 관람할 경우 곳에 따라서는 하루에만 입장료로 2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주차비까지 감안하면 여행경비 가운데 관광지 입장료와 주차료 등에 지불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의 경우에도 주차료 대신 각 시군마다 다른 요금 체계를 확인하며 일일이 교통비를 지불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이처럼 입장료와 교통 요금으로 인한 과도한 여행 경비 지출은 관광객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고 결국 재방문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 경남도는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오는 4월부터 할인 카드와 이용권으로 여러 코스의 관광지를 싸게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 통합이용권'을 도입하기로 했다. 관광 명소가 몰려 있는 거제와 통영지역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조선해양문화관 등 10개 관광지와 13개 남해안 유람 코스에 통합 이용권을 적용해 관광객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공주와 부여 등 일부 시군에서 사이버 시민으로 가입할 경우 입장료 등을 면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도내 전체 관광지에 대한 통합 이용권 마련은 쉽지 않지만 연계 관광 상품 등을 마련해 관광객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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