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이 지난 19일 예술인을 위한 신년교례회를 마련했으나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예술단체인 한국예총대전연합회(이하 대전예총)가 불참해 '반쪽짜리'행사로 진행됐다.
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이번 교례회는 애초 대전예총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전·충남지회, 대전예술단체 총연합회(이하 대예총), 대전문화연대 등 5개 단체가 참여키로 했으나 대전예총이 최종 불참하면서 4개 단체만의 교례회가 됐다.
대전예총은 불참 이유로 대예총의 정체성을 문제로 삼고 있어 향후 지역 예술인 간의 파벌 싸움으로 확산할 우려도 낳고 있다.
그간 두 단체 간의 갈등이 심심찮게 제기됐지만 이처럼 공식적으로 갈등이 표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예총 관계자는 “태동부터 사리에 맞지 않는 단체를 어떻게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로 인정할 수 있겠냐”며 “단체 간 세력 싸움으로 비칠 수 있겠지만, 정통성을 세우려면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예총의 불참으로 지역 예술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다.
지역 예술계 한 관계자는 “대전예총 회장 선거에서 떨어진 인물이 유사 단체를 조직하고 예술계를 양분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예술인이 화합해야 하는 자리에서의 불참 선언은 올바른 행동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전예총 입장에선 대예총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동안 암묵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굳이 현 시점에 갈등을 표면화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치적 해석도 분분하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예술단체들이 정치적 성향을 너무 드러내는 거 아니냐”며 “중립을 지켜야 할 예술인들이 현 시장과 전 시장으로 양분된 것 같은 모습 자체가 너무 망신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예총 관계자는 “대예총은 대전예총에 소속되지 않은 분과를 중심으로 이뤄진 단체로 회원이 다소 중복될 수 있지만 분과가 전혀 다르다”며 “대전예총이 큰 단체로 맏형 역할을 한다면 같이 따라갈 뿐 갈등을 조장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박은희 기자 kugu9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