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53·1962년 리디노미네이션式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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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953·1962년 리디노미네이션式 개혁

맛있는 경제상식 - 화폐개혁

  • 승인 2010-02-21 13:22
  • 신문게재 2010-02-22 10면
  • 김경근 한은 대전충남본부 조사역김경근 한은 대전충남본부 조사역
북한은 지난해 11월 30일 구화폐의 사용을 12월 7일부터 금지하는 화폐개혁을 전격적으로 시행했다. 당초에는 신·구 화폐간 교환비율을 100대 1, 가구당 교환한도는 10만원으로 정했으나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한도를 다소 완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북한의 화폐개혁은 1992년 이후 17년만으로 인플레이션 억제, 불법자금 색출 및 지하경제 자금의 양성화 등이 목적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화폐개혁은 통상적으로 한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폐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로 낮추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의 형태로 이뤄진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독일로부터 최근 짐바브웨까지, 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나라들이 이와 같은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해 왔다.

우리나라도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리디노미네이션을 시행한 바 있다. 1953년 화폐단위를 100대 1로 낮추면서 원에서 환으로 변경하였고 1962년에는 10대 1로 낮추면서 환에서 원으로 다시 변경했다.

일반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의 액면단위를 1000대 1 또는 100대 1 등과 같이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바꾸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자산가치 등 실물경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북한의 사례처럼 1인당 교환 한도와 시기 등을 정하는 경우 재산권 침해나 실물투기가 발생하는 등 경제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또한, 새로운 화폐단위에 맞춰 가격을 조정할 때 소수점 이하를 절상함에 따라 물가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대 1로 리디노미네이션을 할 경우 이전에 950원하던 물건가격을 화폐개혁의 혼란을 틈타 슬그머니 0.95원이 아닌 1원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근 한은 대전충남본부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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